건강한 사람도 6시간만에 사망...2100년 남아시아 '살인더위' 경고
2017-08-03 16:57
"노출 6시간만에 사망" 죽음의 폭염 경고 나와
2100년 남아시아 인구 30% 위험 노출 가능성
2100년 남아시아 인구 30% 위험 노출 가능성
전 세계가 폭염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수백만명에 달하는 남아시아 거주민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및 습도 상승으로 심각한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인류가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많은 지역이 2100년에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폭염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B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는 인구는 이 지역의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남아시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0%가 거주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습도다. 일반적으로 온도를 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기 중의 온도를 재는 건구(dry bulb)를 이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기 중 습도까지 감안해서 측정하기 위해 습구(wet bulb)로 온도를 재는 것이다. 습구의 경우 일반적인 공기의 온도보다 낮다. 특히 인간에게 습구 온도는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체온은 섭씨 37도이며, 피부는 35도다. 이처럼 내외부의 다른 온도차는 대사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열을 땀을 통해 밖으로 배출시키게 한다.
현재 습구 온도계로 측정해 31도를 넘어서는 곳은 거의 없지만, 지난 2015년 이란에서는 습구 온도가 35도에 근접했던 적이 있으며,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같은 해 폭염으로 3500명이 사망했다.
새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탄소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많이 배출될 경우 2100년쯤에는 대부분의 갠지스강, 인도 북동부, 방글라데시, 중국의 동부해안, 북부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지역 상당 부분이 습구계로 측정 시 35도에 다다르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지역의 30%에 달하는 인구가 연간 최고 습구 온도 평균이 31도에 이르는 지역에 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이 같은 위협에 노출된 이들은 한 명도 없다.
BBC는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유지한다는 파리 협정이 제대로 지켜질 경우 습구온도 31도 이상에 노출되는 인구의 비율이 2%로 내려간다"면서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전문가들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번 연구가 예상한 극한의 환경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국 퍼듀 대학교의 매튜 휴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래를 미리 보게 해준다"면서 "우리가 탄소배출량을 줄일 것인지, 아니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이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지역을 위험에 빠뜨릴 것인지 사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