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입찰조건 높인 강남 재건축 줄줄이 유찰
2017-07-31 11:28
일원 대우아파트·방배5구역 등
건설사들 수주문턱에 발목 잡혀
건설사들 수주문턱에 발목 잡혀
강남 재건축 사업장의 시공권 수주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입찰조건을 변경해 수주 문턱을 높인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잇따라 유찰사태가 빚어져 눈길을 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강남구 일원동 대우아파트 재건축조합이 개최한 세 번째 시공사 현장설명회는 참여 건설사가 부족해 자동 유찰됐다. 이 단지는 공사비 500억원에 아파트 규모는 184가구다.
이날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포스코건설 등 4개 건설사만 참여했다. 앞선 1·2차 설명회에서도 각각 4개사, 3개사가 참여하는 데 그쳐 유찰을 겪은 적이 있다.
특히 조합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7위 이내(삼성물산·현대건설· 포스코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업체에만 참여자격을 부여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동일한 조건의 제한경쟁입찰이 세 차례 유찰되면서 조합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업성이 아닌 수주 조건 문제로 인해 유찰된 만큼 현장설명회 참여 건설사를 중심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배5구역은 이번 시공사 입찰 조건으로 보증금 400억원과 계약 후 45일 이내 현금 1100억원 지불 등을 제시했다. 또한 입찰자격을 △2016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15위 이내 업체 △한국신용평가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평가 A+ 이상 등으로 제한했다.
강남 재건축 추진단지의 시공권 입찰 기준이 최근 높아진 것은 미분양 리스크가 없는 강남권 재건축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최상위 아파트 브랜드를 유치해야 향후 미래가치가 높아진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은 재건축 사업이 아니고선 사업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다소 무리한 조건일지라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들이 공동시공을 금지하고 자금여력을 갖춘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토록 하는 등 수주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조건이 발목을 잡아 유찰되는 경우도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