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차, 中 임원 급여 10% 감봉 '승부수'…하반기 반격 나선다

2017-07-31 05:00

기아차, 2016~2017년 중국 월별 판매 현황.[그래픽=임이슬 기자]


윤정훈·정혜인 기자 = 기아자동차가 중국 현지 부장급 이상 임원의 급여 10%를 감봉한다. 기아차는 임원 급여 감봉으로 발생하는 자금을 현지 딜러의 판매 진작으로 활용하고, 신차를 투입해 하반기 판매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중국합작사인 동풍열달기아는 임원급 급여 10%를 이달부터 감봉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감봉한 임원 급여는 동풍열달기아 4S점(판매·부품·AS·서베이 4가지가 일체화된 판매처)에 투입, 딜러들의 프로모션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 2월 재부임 이후 줄곧 딜러와의 관계 회복에 노력했던 소남영 총경리(부사장)가 하반기 판매 회복을 위해 꺼내든 '새로운 카드'다.

연초 기아차는 중국에서 현지 딜러 100여명이 판매 둔화로 인한 재고 압박을 호소하며 4000억원 상당의 보상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한 갈등관계가 판매 둔화로 이어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2년 만에 '구원투수'로 돌아온 소 부사장은 직접 발로 뛰며 중국 전역의 딜러들을 만나서 설득에 나선 바 있다.

기아차는 3분기에도 9월 딜러 대회와 지역순회 간담회를 통해 딜러와 소통을 강화하고, 야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중국에서 임원 급여 감봉분을 딜러에게 제공함으로써 딜러의 사기진작은 물론 관계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와 중국 현지 업체의 저가 공세로 부진한 만큼 판매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왼쪽부터)윤선호 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장 부사장, 허웨이 둥펑위에다기아 부동사장,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왕련춘 둥펑위에다기아 동사장,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가 K2의 SUV 모델 'K2 크로스'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기아차 제공]


기아차는 하반기에 지난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했던 'K2 크로스'와 '페가스', 포르테 후속 등 신차 3종과 중형급 페이스리프트 2종을 투입해 공세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페가스는 중국전략형 소형 세단으로 연 10만대, 전략형 SUV 'K2 크로스'는 연 2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판매, R&D, 상품, 원가경쟁력, 브랜드 등 근본적인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전년 대비 54% 감소한 12만9670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해 기아차의 판매 목표인 70만대에 약 18.5%에 불과할 만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다만 4월에 바닥을 찍고, 느리지만 조금씩 판매 회복세가 나타나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정부 구매세 인하 정책이 올해까지만 적용돼 하반기 자동차 구매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우수딜러 재보강으로 양질 딜러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신차 투입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향후 판매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