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ICBM 기습발사 능력과시"…軍당국 "사드 발사대 4기 성주기지 임시 추가 배치"

2017-07-29 14:37
북한 "27일 전승절, 김정은이 직접 지시"

[사진=연합]

28일 밤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28일 밤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며 "화성-14형은 최대정점고도 3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간 비행하여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친필명령'으로 이번 시험발사 실시를 직접 지시했다며 "실제 최대사거리 비행조건보더 더 가혹한 고각발사 체제에서의 재돌입 환경에서도 전투부(탄두부)의 유도 및 자세조종이 정확히 진행됐으며 수 천 도의 고온조건에서도 전투부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돼고 핵탄두 폭발조종장치가 정상동작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안정적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주장했다.

통신은 자강도에서 실시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시험발사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 체계의 믿음성이 재확증되고,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켓을 기습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었으며,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한밤에 당초 발사가 예상되던 평안북도 구성시가 아닌 자강도 무평리 지역에서 이번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이 기습발사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임을 확인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또 "오늘 우리가 굳이 대륙간탄도로켓의 최대사거리 모의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최근 분별을 잃고 객쩍은(의미 없는)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강변했다.

통신은 이어 "대륙간탄도로켓 2차 시험발사를 통하여 지난번 1차 시험발사에서 확증되였던 발사대 이탈특성, 계단분리 특성, 구조체계 특성 등이 재확증됐다"며 "능동구간에서 최대사거리보장을 위하여 늘어난 발동기들의 작업특성과 개선된 유도 및 안정화체계의 정확성과 믿음성이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험 발사에는 리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 원장, 전일호 당 중앙위원, 유진 군수공업부 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긴장감 흐르는 성주골프장. [사진=연합]

우리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거듭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해 국내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 형식으로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한 데 대해 "지금 기지에 들어가 있는 발사대 2기와 같이 4기도 임시배치 개념으로 미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은 지난 3월 6일 사드 발사대 2기를 미국에서 오산기지로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발사대 6기를 포함한 사드 1개 포대 장비를 국내 반입했지만, 성주 기지에 배치된 발사대는 2기뿐이다. 나머지 4기는 경북 왜관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 보관 중이다.

군 관계자는 "(사드 장비의) 임시배치는 공사 소요가 없어 환경영향평가와 무관하게 할 수 있다"며 "기존 2기처럼 4기를 추가 배치해 초기 작전운용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AP]

사드 기지의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어서 이미 들어가 있는 발사대 2기도 임시 패드에 설치돼 운용 중이다. 주한미군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대로 콘크리트 공사 등을 통해 영구 배치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로) 안보 위협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임시로 발사대 4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이라며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가 완료되면 사드 1개 포대의 작전운용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차원으로,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사드 발사대 임시배치와는 무관하게 일반 환경영향평가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