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금리 24%로 인하...저축은행 "규제부터 풀어달라"
2017-07-30 19:00
33곳 중 16곳 24~27.9% 구간에
"자체 중금리 총량규제 이해 안가"
"자체 중금리 총량규제 이해 안가"
저축은행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하기 때문이다.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모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대부분의 연 이자는 24%를 웃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저축은행들은 최고금리 인하 대신 지역 의무대출 비율 완화, 자체 중금리 상품에 대한 총량규제 제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고공행진 중인 가계대출에 대한 해결이 급선무인 만큼 정부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개인 신용대출 취급 저축은행 총 38곳 가운데 16곳의 대출 절반 이상이 금리 24%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계획대로 법정 최고금리가 내년부터 24%로 하향 조정되면 모든 금융사는 신규 취급 대출에 한해서 연 금리를 24% 이상으로 받을 수 없다. 현 법정 최고금리는 27.9%로 3.9%포인트나 줄어드는 것이다.
◇ 저축은행 16곳 금리 24% 넘는 대출이 절반
특히 저축은행은 금리 24%~27.9% 구간에 대출이 대거 몰려 있다.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33곳 가운데 이 구간에서 취급된 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7월 기준, 신규 취급액)은 HK, OK, OSB, SBI, 웰컴, 키움, 현대저축은행 등 무려 16곳에 달한다.
캐피탈도 저축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 신용대출에서 금리 25~27.9% 구간에 대출이 많이 몰린 곳은 JB우리캐피탈(34.8%), 오케이캐피탈(28.45%), 도이치파이낸셜(22.18%), BNK캐피탈(20.99%) 등이다.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하향 조정되면 이들은 개인 신용대출 고객의 절반 이상에 대해서 영업 차질을 겪을 전망이다. 고객 타깃을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 업계 "규제 풀어 달라"
2금융권은 당장 CSS(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통해서 신규 고객을 발굴해야 한다. 또 개인 신용대출에만 주력해 온 업체들은 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형사의 근심은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24%로 하향 조정되면 신용등급 5~7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대형사야 워낙 자금력이 좋기 때문에 마케팅을 통해서 중신용자 고객을 끌어올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그럴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권역별 의무대출 비율과 총량규제에서 자체 중금리 상품을 제외해달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현재 총량 규제에서 사잇돌과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은 제외되어 있다. 하지만 개별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은 총량 규제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중금리 상품에 대해서 총량 규제를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저축은행이 해당 권역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대출을 취급해야 하는 '권역별 의무대출 비율'을 모바일 상품에 한 해서 풀어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컨대 서울에서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은 해당 지역에서 전체 대출 중 50% 이상의 대출을 취급해야 하는데 비대면으로 판매된 상품은 규제에서 제외해달라는 주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2금융권에서도 외면 받는 이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저축은행을 비롯한 캐피탈사들은 이로 인한 수익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데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에 대한 총량규제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