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터뷰] 권민호 거제시장 "3선 도전 포기···경남도지사 후보 민주당 경선 출마"
2017-07-27 09:43
권 시장 "보수진영 시장으로 한계...수개월 고민 후 탈당"
문 대통령 부친과 인연 강조...'인간 문재인' 호감
문 대통령 부친과 인연 강조...'인간 문재인' 호감
취임 이후 시장실을 없애고 300만원대 반값 아파트 등 갖가지 이색적인 시정을 펴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권민호 거제시장.
그런 권 시장이 민주당으로 입당해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권 시장은 27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3선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곳'에서 봉사하고 싶다"면서 "내년 시장 선거엔 나서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권 시장이 내년 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당시 무엇을 크게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나 자신과의 싸움. 그 치열한 도전이었죠....권력도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에도 도전 의지는 더욱 커졌습니다."
38세의 나이에 경상남도의원(무소속)에 도전했던 권민호 거제시장은 당시 겁없이 정치를 하겠다며 나선 자신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적 신념을 굳힌 권민호 시장은 대통령선거 전인 지난 4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현재 무소속으로 있다.
권 시장은 "10년 정권을 잡아서 채 채우지지도 못하고 국민들의 아픔만 가중시켜 놓고 또 다시 보수가 정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게 탈당 이유였다"면서 "수개월을 고민하다가 탈당했다. 고향 출신 대통령이 나왔고 탈당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이 경남도지사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인터뷰 도중 목소리를 높이며 "홍준표(전 경남도지사)와 맞붙어 보고 싶었다. (홍 전 지사의 사퇴로) 실현할 수 없게 됐지만, 내년 (6월) 선거에 도지사 후보로 나서 도민들의 심판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군 지자체장과 회의를 할 때 홍 지사는 마치 시장 군수를 자기 부하 다루 듯했다. 같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사로 여겨졌다"고 홍 전 지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시장은 "거제섬은 바다에 떠 있어도 가라 않지 않는다(웃음)"며 "낙후된 서부·경남 의료시설 확충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권 시장에 대해 최근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입당 반대 성명서를 내면서 잡음도 일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서울 세종로에까지 가서 민주당 입당 반대 1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권 시장은 한나라당 도의원 재선과 새누리당 시장 재선을 지내 그간의 행보와 정책 수단, 언행들이 민주당의 신념과 가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입당 반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두 번의 재선 과정에서 여당으로 선출된 뒤 정권이 바뀐 지금 다시 여당으로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그의 태도에 대한 반감이 지역 민주당원들 사이에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신념과 가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추상적인 이야기로 반대하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또 전체가 입당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권 시장 측의 입장이다.
문 대통령 부친과 인연 강조...'인간 문재인' 호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시장은 왜 민주당으로 가려는 것일까?
(권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애기하며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다.)
권 시장의 장인은 문 대통령의 부친과 한국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 작전때 함께 피란한 인연을 갖고 있다. 거제도로 피란한 문 대통령의 부친과 권 시장의 장인은 그후 한동안 거제에서 이웃으로 함께 살았던 것.
5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당시 거제시청을 찾았다. 그때 권 시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을 도와줄 것을 부탁받은 뒤, 지금까지 줄곧 '인간 문재인'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권 시장의 설명이다.
권 시장은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 놓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 뒤 내려놓으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거제시엔 시장실이 뻥 뚤려있다. 열린 시정, 시민과 소통하는 권 시장의 시정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거제 미래 100년 책임질 '조선업 경쟁력 강화' 집중
하지만 거제엔 현재 공적자금으로 유지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문제, 남부내륙철도와 해양플랜트 사업 등 풀어야할 국책사업들이 수두룩 하다.
권 시장은 "거제 미래 100년을 책임질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6일 조선산업 불황을 타개하고자 러시아 하산자치군과 우호협약을 체결하고 조선업 등 분야에서 상생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진척이 된다면 거제 조선불황 타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복합리조트인 거제해양관광테마파크도 내년 7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조선과 관광이 어우러지면 거제는 한발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남은 임기동안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