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NHN엔터 '프렌즈팝' 재계약 거부...​플랫폼 사업자 '갑질' 논란

2017-07-26 15:04

 

왼쪽부터 NHN엔터테인먼트의 '프렌즈팝', 카카오의 '프렌즈팝콘' [사진=각사 제공]
 

최근 카카오가 NHN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 퍼즐게임 '프렌즈팝'에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 활용 재계약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출시 3년만에 서비스 종료 위기에 처한 프렌즈팝에 양측의 법적 분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동시에 플랫폼 사업자의 '갑의 횡포'라는 지적이 높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렌즈팝은 NHN픽셀큐브가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해 제작·배급하는 모바일 퍼즐게임으로 2015년 8월 출시됐다. 현재 이 게임은 1200만 다운로드, 월평균 사용자수(MAU) 80만명에 달하는 인기작으로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권 내 꾸준히 랭크되고 있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렌즈팝에 카카오가 돌연 계약 종료를 선언한 배경에는 NHN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적 분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높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5월 카카오가 '친구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 지난 4월 특허 무효심판에서 패소한 바 있다.

양측의 파트너십에 금이 갈 무렵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프렌즈팝콘'을 출시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는 프렌즈팝콘이 제목이나 게임성 등에서 프렌즈팝과 유사하다고 지적했으며, 남궁훈 카카오 게임총괄 부사장은 SNS를 통해 "NHN엔터테인먼트와는 더이상 협업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카카오는 이용자 혼란 방지를 위해 유사 게임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내세워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재계약 불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첫 번째 게임인 프렌즈팝이 성공을 거두자 카카오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파트너사 계약을 종료했다는 것.

카카오는 2014년 SK플래닛·원큐브 마케팅 등 상품권 발행회사와 제휴를 맺고 '카카오 선물하기' 모바일 상품권을 유통했다.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는 성과를 보이자 돌연 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직접 판매를 선언했다. 이 밖에 카카오게임하기의 까다로운 심사와 수수료 문제, 인스타페이의 모바일 청구서 기술 베끼기 등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업계에서는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프렌즈팝 IP가 플랫폼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종료되는 것이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외 유명 IP를 활용한 계약 체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IP 라이선스 계약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P 라이선스사의 정책에 따라 게임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간다"며 "또 개발사와 퍼블리싱, IP 라이선스사 간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