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탈원전' 시대 거스를 수 없다…60년 로드맵 준비"
2017-07-24 18:13
24일 취임식 "한미FTA 개정 요구, 국익 극대화 및 이익 균형 원칙으로 대응"
백운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탈석탄·탈원전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정책이라며 이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60년 넘는 로드맵을 갖고, 긴 호흡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이야말로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변화를 수용하고 그 흐름에 선승할 수 있는 적기"라며 "이는 미래 에너지산업의 경쟁력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출신이다. 산업부 장관으로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뜻을 같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 장관은 "레볼루션(revolution: 혁명)이 아니라 이볼루션(evolution: 진화)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서서히 탈핵 정책을 펴나갈 것이며 원전 등을 급진적으로 중단하거나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 등 통상 현안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산업, 에너지 분야만큼은 산업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일자리 창출이 산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백 장관은 "수출과 투자증가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와 유턴기업 정책도 근본적으로 개편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공학자로서 첨단 산업분야의 현장 경험을 살려 친환경 스마트카, 에너지신산업, 지능형 로봇 등 미래 신산업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에너지 분야에 조예가 깊은 반면 통상과 산업정책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백 장관은 통상 및 산업 관련 권한은 담당자에게 위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책임국장제 등 과감한 권한 위임을 통해 스스로 책임감 있게 일하도록 하겠다"며 "그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이 이뤄지도록 조직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산업부가 통상, 산업 정책에서 주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논어 이인(里仁)편에 '불환무위 환소이립(不患無位 患所以立)'이라는 말이 있다"며 "자리가 없다고 근심하기보다 자신의 실력과 자질을 높이는 데 힘쓰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