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컴퍼니' 지향하는 금융그룹…"인식 고취·겸직 체계 요구"
2017-07-23 18:00
하반기 살림 준비에 나선 금융지주들이 '원-컴퍼니(One-Company)'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 간 인식 부족과 임직원 겸직이 불가능한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 공유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제일홀딩스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CIB 협업을 이끌어냈다. KB증권이 이번 IPO를 단독 대표로 주관하는 데 있어 그룹 내 은행-증권 등 계열사간 시너지가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종합금융서비스 역량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은행과 증권, 보험 간의 CIB, WM 협업 성공 사례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유니버셜 뱅킹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최근 정기조회사에서 밝혔다.
관련해 복합점포 확대 및 증권·보험·카드 등 다양한 영역의 협업으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이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물리적 통합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지난 4월 출시한 모바일 신용대출 '하나멤버스론'이 대표적이다. 그룹 계열사의 신용대출 금리와 한도를 한번에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시장자체 파이가 작아지다 보니 은행, 증권, 보험 등 각각의 계열사가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금융그룹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70%인 상황에서 계열사 간 땅따먹기가 아닌 원-컴퍼니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식 제고를 위해선 계열사 간 업무 위착, 정보 공유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그룹 계열사 간 원-컴퍼니는 당국에서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독려하는 부분이다.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 대표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겸직이나 업무 위·수탁 등에 여전히 제한이 많다"며 "고객정보 공유 및 보호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매트릭스 조직 체계 부활 등이 원-컴퍼니의 시발점으로 보여진다"며 "보다 많은 영역에서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