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코의 핵심 자회사이자 상장사인 러스왕(樂視網)의 성씨가 결국 '자(賈)'에서 '쑨(孫)'으로 바뀌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자금난에 휩싸인 러에코의 백기사로 나선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의 쑨훙빈(孫宏斌) 회장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러스왕의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뉴스포털 텐센트닷컴이 이날 보도했다. 러스왕은 러에코의 모체이자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다. 

러스왕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제2차 임시주주 총회 현장·인터넷 투표로 쑨훙빈 룽촹중국 회장, 량쥔(梁軍) 러스왕 최고경영자(CEO), 장사오(張昭) 러스픽처스 CEO 등을 러스왕 이사회의 새로운 등기이사로 임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1일 쑨 회장을 회장직으로 선출한 것. 

창업자인 러에코의 자웨팅(賈躍亭) 회장이 러스왕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회장직, 이사회의 모든 직함을 내려놓았을 때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쑨 회장의 룽촹중국은 올 초 만기자금을 갚지 못할 위기에 있는 러에코에 150억 위안을 투자하며 백기사로 등장했다. 이후 러스왕의 2대 주주, 러스TV와 러스픽처스의 주요 주주가 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1963년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 린이(臨猗)현에서 4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난 쑨 회장은 중국 명문 칭화대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고 레노버(聯想)그룹에 입사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와 1994년 텐진에 부동산 중개회사를 세웠고 이후 거침없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러에코 외에 완다그룹의 테마파크 등 문화·관광사업 지분 91%를 438억 위안에 인수하기로 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