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촹, 거침없는 인수 행진...'무리수' 우려

2017-07-11 11:24
러에코 '백기사' 룽촹, 10일 완다 부동산·사업 지분 632억 위안에 매입
지난해만 M&A 13건, 완다 제외 최근 한 달간 3건의 인수 추진
쑨훙빈 룽촹 회장 "실적 늘어 현금 많다" vs 시장 "현실성 없어, 부채 우려"

[룽촹중국]


김근정 기자 =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이 거침없는 투자 행보를 이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무리한 행보가 아니냐는 우려도 증폭됐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500억 위안(약 9조4500억원) 정도인 룽촹중국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몸값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1300억 위안을 썼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자금난에 휘청거린 러에코에 거액을 투자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최근에는 완다그룹으로부터 테마파크 등 13개 문화·관광 사업 지분 91%, 완다 호텔 76곳을 632억 위안(약 10조 7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해 이슈가 됐다. 시장은 룽촹의 야심찬 행보에 놀라면서도 기업 가치를 크게 웃도는 거액 투자에 '부채' 경보음이 커졌다고 조심스레 판단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쑨훙빈(孫宏斌)이 이끄는 룽촹의 과감한 투자 소식이 줄을 이었다.

5~6월에만 총 155억 위안 규모의 3건의 M&A 소식이 있었다. 5월 12일에 102억5400만 위안에 톈진시 진난(津南)구에 개발 중인 대규모 주택단지 톈진싱야오(星耀) 지분 80%를 매입했고 31일에는 중국 서부지역 랜드마크가 될 충칭 장베이쭈이(江北嘴)국제금융센터 사업권을 가진 개발업체 화청푸리(華城富麗)를 21억 위안에 인수했다. 지난달 5일에는 32억3200만 위안에 부동산개발업체 다롄 룬더첸청(潤德乾城)을 사들였다.

올 1월에는 부동산중개업체 베이징롄자(鏈家) 지분 6.25%를 26억 위안에 매입했고 자금난에 봉착한 중국판 넷플릭스 러에코에 150억 위안을 투자해 '백기사'를 자청했다. 펑파이뉴스는 지난해에도 쑨 회장 주도로 추진된 M&A가 총 13건, 규모는 444억8600만 위안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문제는 거액의 인수금이 어디서 나오고 있느냐는 점이다. 게다가 M&A와 함께 피인수 기업의 '부채'도 같이 떠안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룽촹은 최근 실적 개선으로 사용 가능한 현금과 자산이 늘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룽촹중국이 보유한 현금과 유가물 규모는 698억1200억 위안으로 이 중 제한없이 융통가능한 자산은 520억8600만 위안이다. 1년 전의 270억5800만 위안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매출 증가폭과도 일치한다. 지난해 룽촹중국 매출은 1554억1000만 위안, 판매 면적도 758만2000㎡로 전년 대비 두배로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도 1118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89% 급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출 등 자금조달 없이 공격적인 인수행보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그 어떤 기업도 600억 위안이 넘는 현금을 직접 M&A에 쏟을 수는 없다"면서 "장부상의 현금이 다 쓸 수 있는 돈은 아닐 뿐더러 1100억 위안의 매출은 거래비용, 세금 등을 포함한 것으로 순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해 기준 단기대출을 제외한 룽창중국의 은행권 담보 대출액이 311억7800만 위안, 기타 대출은 357억3200만 위안, 우선순위부채는 27억5800만 위안, 자산담보부증권(ABS) 규모도 31억7100만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신만굉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룽촹의 순부채비율은 2015년 말의 76%에서 208%로 급증했다. 이자부 부채액은 2015년 420억 위안에서 지난해 말 1130억 위안으로 늘어났고 순부채도 150억 위안에서 두 배를 훨씬 웃도는 430억 위안으로 불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도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1선, 일부 2선 도시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지난해 10월부터 구매제한령을 실시하고 규제 강도를 높이는 도시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도시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고 거래량도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