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화약고 ‘물 관리’ 일원화 대체 뭐기에…정치 논리 숨었나

2017-07-20 11:42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정국 화약고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야가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물관리 일원화 문제는 국회 특별위원회를 통해 추후 논의키로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수자원국 및 산하 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것이 물관리 일원화의 골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물관리 일원화를 전격 지시한 바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물관리는 지난 1960년대부터 당시 건설부와 보건사회부로 이원화됐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 이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환경처(현 환경부)가 수질 업무를 담당하면서 국토부와의 업무 분담이 이뤄졌다.

국토부의 댐 건설과 광역 상수 관리, 환경부의 수질관리 업무 분담 등의 골격이 갖춰진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나 산업 개발과 경제 우선이라는 논리가 수자원 관리정책을 지배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1997년 물기본법 제정법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국회에서도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됐다. 국회 관계자는 “물관리 일원화 문제는 수십 년간 지속한 문제”라고 말했다.

물관리는 ‘물 안보’ 시대를 맞은 21세기 최대 화두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 94억 명 가운데 42%인 39억4000만 명가량이 물 부족 상태에 직면한다.

더구나 우리는 물 빈곤 국가다. 영국 수자원 전문 연구기관 ‘생태수문센터’(CEH)의 물 빈곤지수(WPI·2006년 기준)를 보면, 우리나라(62.4)의 경우 전체 147개국 중 43위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9개 중에선 20위에 그쳤다. 1위는 캐나다(77.7%)였다.

문제는 정치 논리로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늦춰진다는 데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물관리 이원화에 따른 경제 논리가 4대강 공사 강행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지난 19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물관리 일원화와 관련해 “(보수 야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과거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칠까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의 입장도 확고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4대강 관련 페널티 성격이 아니냐”라고 비판했고,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은 “농업용수관리는 농림부에 왜 남겨 놓느냐”고 야당의 의도를 의심했다. 여야가 물관리 일원화 여부를 놓고 현격한 견해차를 보임에 따라 향후 정국의 대표적인 난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