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백블] 롯데 ‘서미경 식당’ 퇴출, 숨은 이유
2017-07-17 17:17
석유선 기자 =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이른바 ‘서미경 식당’ 퇴출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미경씨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다.
1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서미경씨가 실소유주인 유기개발이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에서 10년 넘게 운영해 온 4개 음식점이 내년 1월까지 모두 퇴점한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의 비빔밥전문점 ‘유경’은 오는 9월, 본점 냉면전문점 ‘유원정’과 커피전문점 ‘마가레트’, 잠실점 ‘유원정’은 내년 1월 말에 퇴점하기로 유기개발과 합의했다.
이런 알짜 식당을 10년 넘게 유지해온 서씨가 갑작스레 퇴점 수순을 밟게 된 것은 롯데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재벌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연대는 유기개발을 롯데의 위장 계열사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클린 기업’을 선언한 신 회장으로선 서씨의 유기개발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을 터. 이로 인해 유기개발이 공정위 조사망에 오르기 전에 롯데가 사전 대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서씨가 소유한 사업을 퇴출시키면서 과거 신영자 이사장의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 이사장은 최근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입점청탁 로비 혐의(횡령·배임)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롯데월드타워점 재특허를 따내려고 롯데가 박근혜 정부 핵심인사들과 접촉했을 때 실세 연결고리였던 것으로 검찰에 의해 지목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롯데가 서미경씨가 제2의 신영자처럼 롯데그룹 사업과 관련, 더이상 이면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싹을 자른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