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면세점 비리, 홍종학法 뇌관?…“관세청 주도 특허제 개선 시급”

2017-07-17 03:17

11일 감사원 감사 결과, 관세청의 점수 조작에 의해 2015년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여의도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석유선 기자 = 5년 주기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 결국 뇌관이 터졌다. 관세청 주관 하에 2015~2016년 치러진 세 차례의 입찰전이 그야말로 ‘비리의 향연’이었음을 최근 감사원이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그 누구보다 공정해야 했던 관세청이 중심을 잃었다는 데 있다. 관세청은 그 배경이 어떻든 특정업체 몰아주기와 탈락을 주도했고, 무리하게 사업자 추가 선정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전직 관세청장과 기획재정부, 청와대까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제도를 운용한 정부기관이 이처럼 문제를 일으켰기에,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논란은 다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10년이었던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마다 갱신토록 한 관세법 개정안, 이른바 ‘홍종학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5년마다 심사를 하기 때문에, 신규 업체들이 대거 진입해 ‘시장 나눠먹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업계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5년마다 특허를 갱신하면서 사업자에서 탈락된 기존 업체는 장기 투자나 고용을 이어갈 수 없어 문제라는 것이다.

A면세점 관계자는 “5년마다 심사를 하기에 이번 감사원 감사발표처럼 비리나 특혜가 빈번할 수 있다”면서 “예전처럼 10년 주기 특허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면세 산업 또한 자율시장 경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아예 관세청 등 정부기관이 특허 심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B면세점 관계자는 “관세청이 특허 심사에 개입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왔고 그 이후 무리하게 2016년 4개의 특허권을 남발하면서 시장은 포화 상태에 직면해 결국 현재는 업계 전반이 위기”라면서 “면세 산업도 자율경쟁 시장 원리에 움직일 수 있도록 특허제에서 등록신고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와 국회는 아직 신고제 전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면세산업 자체가 정부의 보세(保稅, 세금을 유보) 제도 하에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정부의 규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제에 따른 시장 난립과 함께 면세시장의 독과점도 우려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업계 전반의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대기업 면세점은 살아남고 중소·중견업체의 몰락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도 현행 면세점 특허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대부분이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면세점 관련 관세법 개정안은 △특허심사위원 명단과 경력 공개 △5년 이상 관련 직무 종사자로 특허심사위원 요건 강화 △심사위원회 구성 요건 및 평가 기준의 법률 규정 등이 골자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면세점 선정 관련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고 앞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모든 일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 개선도 할 것”이라고 밝혀 제도 개선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