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추경 심사 참여키로…국회 1주일만에 정상화

2017-07-14 12:27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수경 기자 = 약 1주일 간 얼어붙었던 정국이 풀리는 모양새다. 야3당이 차례로 국회 의사일정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14일 오후 예정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등 막혔던 현안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사에 반대하며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던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항의의 뜻으로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해왔다. 

전날 청와대는 야당에서 반대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역시 지명철회 요구 대상이었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택했다. 결국 2명 중 1명을 낙마시키면서 야당에게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사과성 발언은 대단히 미흡했다"면서 "대통령이 인사원칙을 무시하고 난맥상을 보인 데 대한 진정어린 사과성 발언을 해주십사는 요청을 계속 해 나간다는 전제 하에 국회가 정상화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앞서 추경안이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는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책위원장들 간 회동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던 부분이다.

정 원내대표는 "법적 요건이 되지 않는 추경안을 제출한 데 대한 총리의 분명한 사과가 전제가 돼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법을 고치기 어려워서 여당이 수정안을 내거나, '수정안'에 버금가는 내용 수정을 여야 예결위 간사 간 합의를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세금으로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은 추경에 포함돼선 안 된다"면서 "80억원 정도로 투입되는 공무원 수 증원 내용은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추경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이었던 '일자리 창출'에 중심을 두고 있고,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이 그 내용이었던만큼 협상에서 이 부분이 배제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예결위 간사 간 협상에서 이런 내용을 논의한 후 여야 당 대표 간 회동이 있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 원내대표는 "이러한 내용을 컨펌(확인)하는 정도의 만남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경안 처리의 마지노선은 오는 18일에 열릴 본회의다. 정 원내대표는 "되도록 18일 본회의(처리)에 맞출 것"이라며 "이제 막 결정이 났으니까 여야 간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은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 등에 반발해 지난 6일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전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자, 심사 복귀를 선언했다. 김상곤 장관에 대해 반대하며 한국당과 공조했던 바른정당 역시 이날 추경 심사 복귀를 선언하며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