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냐 징둥이냐" 눈치보는 중국 소상공인들

2017-07-13 14:57
징둥닷컴 "알리바바 티몰이 소상공인에 양자택일 강요한다"
티몰 "시장의 선택이지 우리의 선택 아니야" 반박
'고양이와 개 싸움'에서 난처한 소상공인들

징둥닷컴 vs 티몰. 업계는 이를 '개와 고양이 싸움'에 비유한다. [사진=바이두]

배인선 기자 ="마오거우다잔(猫狗大戰)." 고양이와 개 싸움이라는 뜻으로 중국 양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양이는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인 티몰(톈마오·天猫 )의 마스코트고, 개는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京東商城·징둥상청)의 마스코트다. 둘이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거려 업계에서는 이를 개와 고양이 싸움이라 부른다.

개와 고양이 싸움이 지난 달 징둥닷컴이 만든 대대적 온라인 판촉행사인 ‘6·18 쇼핑데이’가 대박을 치면서 또 다시 불거졌다고 중국증권망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징둥닷컴은 앞서 창사 기념일인 6월 18일을 기념해 6월1일부터 18일까지 대대적인 온라인 쇼핑축제를 벌였다. 이 기간 징둥닷컴이 올린 매출액은 1199억 위안(약 20조원)으로, 지난 해 11월 11일 알리바바의 쇼핑축제 행사인 싱글데이 행사 매출액인 1207억 위안에 버금갔다.

싸움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일부 소상공인들이 잇달아 징둥닷컴 플랫폼에서 철수하겠다는 통지를 하면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6월 18일 이후 티몰 측에서 독점 계약을 체결해 오로지 티몰에만 입점하고 나머지 징둥닷컴, 웨이핀후이 등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징둥과 웨이핀후이는 시장 불공정 경쟁행위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12일 발표했다. 양사는 성명에서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가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각 업체에 '독점' 협력 계약 체결을 통해 징둥닷컴이나 웨이핀후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철수하도록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검색제한, 활동제재 등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반(反)불공정경쟁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알리바바와 티몰을 겨냥한 움직임인 것. 

이에 대해 티몰은 즉각 반박했다. 티몰은 12일 '펑츠(碰瓷)'식 경쟁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펑츠는 중국어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깨지는 도자기를 일컫는 말로, 자해공갈처럼 고의로 시비를 거는 행위를 말한다.

티몰은 성명에서 "일부 전자상거래 기업이 경쟁에만 직면하면 '양자택일'을 효과적인 자해공갈 수단으로 삼아 대중을, 시장을, 심지어 당국을 오도하며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많은 브랜드들이 티몰을 독자적 플랫폼으로 삼고있다"며 "이는 실제로 업체들의 선택이지 티몰의 선택이 아니다"고 성명은 강조했다.

개와 고양이 싸움으로 매번 난처해지는 것은 소상공인들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업체간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공상총국은 지난 2015년 10월 '온라인 제품및 서비스 판촉행사 간리 임시규정'을 만들어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가 '반독점법', '반불공정경쟁법' 등 규정을 위반해 입점업체가 다른 플랫폼업체 판촉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와 관련한 단속 행위를 하지 않으면서 있으나 마나한 규정이라는 지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