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정종욱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한·중 관계, 사회·문화적 기반으로 발전돼야”
2017-07-13 15:00
(아주차이나=인천 송도) 김봉철 기자 = “한국과 중국은 25년 동안 많은 사건들을 겪었지만, 전체적으로 순탄했다고 봅니다. 한·중 관계를 어떻게 잘 유지·발전시켜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25년 후 한국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정종욱(77)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사실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주중대사를 지내는 등 국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다.
그는 “내가 중국 문제를 가지고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만 해도 1971년 헨리 키신저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하기도 전이었으니까 무모하게 공부했다”면서 “그만큼 중국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주중대사 시절이던 1997년,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이 터졌다. 그는 당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상대로 수십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황 비서의 한국행을 성사시키는데 일조했다.
정 원장은 “25년 후에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게 될 것”이라며 “중국 스스로가 말하는 대동사회(大同社會)로 진입하는 시점, 단순한 선진국이 아니라 범세계적 패권국가가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간 동안 한국 역시 분단의 굴레를 벗고 사실상의 통일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정 원장은 양국 관계가 너무 정치·경제·안보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중 관계를 사회·문화적 기반 위에 안착시켜야 한다”며 인문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중국 관광객 1000만명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엘리트 1만명의 방문”이라며 “긴 안목을 가지고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설득’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 원장은 “현재 중국에게 이해하거나 긍정적인 자세 변화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사드는 중국이 아니라 북한을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이고, 한·미 동맹 차원에서 이미 결정이 난 문제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북핵 문제만 해결되면 사드 필요 없는 것 아니냐. 동시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25년 간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면서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 안착시킨 반면, 한·중 관계는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올 가을에 있을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업가 출신으로서 ‘성동격서’ 식의 전략을 즐겨쓰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관계 부처는 물론 기업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면 되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장 주장과 관련해서도 “실제 재협상이 목표라기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무역 투자관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정 원장은 “법적으로 FTA 재협상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철강, 자동차 분야는 오히려 미국에게 유리할 게 없다”면서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우리는 농업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확대을 요구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단둥(丹東)은행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사태해결에 도움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장기적 포괄적 안보정책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임시방편적이고 지엽적인 대응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은 자존심이 강한 나라”라며 “중국과 상대할 때 중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일은 절대 금물”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 원장은 “자존심이 없는 나라가 없지만, 중국은 특히 그렇다”면서 “지난 200년 가까이 중국은 서방국가들로부터 압박과 수모를 당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이룩한 개혁·개방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나다”면서 “그래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이나 체면도 매우 중요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백년의 한(兩百之恨)을 푸는 일이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화려한 중화민족의 부활도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원장은 “외교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고, 모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실”이라며 “한·미 동맹을 외교의 기축으로 하면서 한·중 협력관계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종욱(77)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사실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주중대사를 지내는 등 국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다.
그는 “내가 중국 문제를 가지고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만 해도 1971년 헨리 키신저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하기도 전이었으니까 무모하게 공부했다”면서 “그만큼 중국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25년 후에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게 될 것”이라며 “중국 스스로가 말하는 대동사회(大同社會)로 진입하는 시점, 단순한 선진국이 아니라 범세계적 패권국가가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간 동안 한국 역시 분단의 굴레를 벗고 사실상의 통일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원장은 “중국 관광객 1000만명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엘리트 1만명의 방문”이라며 “긴 안목을 가지고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설득’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 원장은 “현재 중국에게 이해하거나 긍정적인 자세 변화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사드는 중국이 아니라 북한을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이고, 한·미 동맹 차원에서 이미 결정이 난 문제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북핵 문제만 해결되면 사드 필요 없는 것 아니냐. 동시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25년 간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면서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 안착시킨 반면, 한·중 관계는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올 가을에 있을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업가 출신으로서 ‘성동격서’ 식의 전략을 즐겨쓰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관계 부처는 물론 기업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면 되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장 주장과 관련해서도 “실제 재협상이 목표라기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무역 투자관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정 원장은 “법적으로 FTA 재협상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철강, 자동차 분야는 오히려 미국에게 유리할 게 없다”면서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우리는 농업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확대을 요구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단둥(丹東)은행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사태해결에 도움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장기적 포괄적 안보정책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임시방편적이고 지엽적인 대응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은 자존심이 강한 나라”라며 “중국과 상대할 때 중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일은 절대 금물”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 원장은 “자존심이 없는 나라가 없지만, 중국은 특히 그렇다”면서 “지난 200년 가까이 중국은 서방국가들로부터 압박과 수모를 당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이룩한 개혁·개방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나다”면서 “그래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이나 체면도 매우 중요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백년의 한(兩百之恨)을 푸는 일이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화려한 중화민족의 부활도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원장은 “외교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고, 모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실”이라며 “한·미 동맹을 외교의 기축으로 하면서 한·중 협력관계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