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문턱도 못 밟고 취업포기...'니트족' 16만명 그냥 쉰다
2017-07-12 18:11
6월 체감실업률 23%…구직단념자 포함땐 33%로 치솟아
원승일 기자 = 6월 들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0.5%로 집계됐지만, 체감실업률은 23.4%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체감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취업준비생 △대학졸업을 미룬 대학원생 △아르바이트 △구직단념자 등 통계에 없지만, 실질적인 실업상태를 나타내는 청년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12일 통계청·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계속된 취업 실패에 일할 의지를 잃어 무직자가 된 이른바 '니트족'이 약 18만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도 못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등 청년 40만명가량도 비정규직이지만 수입이 있다는 이유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또 △구직활동을 접은 구직단념자 △무보수로 가족의 가게, 농사 등을 돕는 청년 등 7만여명도 실업 통계에서 빠진다.
청년층 실업률이 지난달 10.5%, 6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18년 만의 최고치라지만 체감실업률과 비교하면 허수가 많은 셈이다.
실제 실업자 신세인 청년이 더 많다는 것이고, 취업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채 구직을 포기한 청년이 해마다 급증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을 감안해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7일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추경)예산을 편성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공무원 1만2000명, 사회서비스 인력 2만4000명 등 공공부문에서만 약 1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문제는 체감실업률에 포함된 청년들 다수가 본인의 적성, 능력보다 공무원, 대기업 등 소위 간판만 보고 취업준비에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보다 입사시험에 몰두해 젊음을 허비하는 상황이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재학생 때부터 학업과 동시에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군을 찾아 관련 기업에서 인턴,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일·학습병행제’가 하루빨리 자리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학생도 아니고 취업자도 아닌 상태인 ‘청년 니트족’을 취업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졸업 후에도 취업 준비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학기 중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 능력을 익혀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추경을 통해 우선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를 늘린 뒤 민간부문 고용 확대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