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 장관 취임사 전문
2017-07-11 16:00
한준호 기자 = 유영민 신임 미래부 장관은 11일 오후 4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창조경제 주무부처에서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주요 정책으로 꼽았다.
유 신임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미래부는 창조경제 주무부처 임을 자처했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성과도 미흡했다"며 "미래부가 4차 산업혁명을 잘 이끌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과학기술과 ICT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미래부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국민들의 기대가 모인 결과"라고 말했다.
유 신임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라는 점을 내세우며, 5G와 사물인터넷(IoT) 등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개방해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면서, 인공지능(AI)과 양자정보통신 등 핵심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조속히 갖추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유영민 미래부 장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과학기술‧정보통신인 여러분!그리고 사랑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직원 여러분!
먼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맡은바 소임을 다해 오신 여러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학기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진국 기술자들의 어깨너머로 기술을 모방하는데서 시작하였지만 해외의 우수한 과학인재들을 유치하여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를 강화하고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DRAM 개발, CDMA 상용화 등에 성공하면서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 가속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역대 최고의 청년 실업률 등 경제·사회의 불안요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추격형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R&D 예산 확대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지만 오히려 우리 과학기술경쟁력은 하락하였습니다.
미래부는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창조경제 주무부처’임을 자처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부처의 존속여부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래부에 ‘과학기술혁신 컨트롤타워 강화’와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라는 막중한 임무가 다시 주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창조경제의 성과창출에 미흡했던 미래부가 4차 산업혁명을 잘 이끌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과학기술과 ICT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미래부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국민들의 기대가 모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미래부에 주어진 국민적 기대에 구체적인 성과로 답하기 위하여 앞으로 미래부를 이끌어 나갈 주요 정책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조직 해체의 위기에서 새로운 임무와 기회를 부여받은 미래부부터 환골탈태하겠습니다.
지난 4년간 단기성과 위주의 정책 추진으로 창의적·도전적 연구는 정체되고 경쟁력 있는 신산업 창출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추격형 성장전략의 한계를 목도하면서도 과거의 영광에 매몰되어 있으면 안됩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추진방식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어 시대변화에 맞게 ‘미래를 준비하는 부처’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래부를 채워왔던 그릇을 비우고 국민의 입장에서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새로 정립하겠습니다.
미래부 공무원부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책고객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 등 관행적 업무 추진방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과감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혁신문화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으로, 미래성장의 기초가 되는 과학기술과 ICT를 더욱 튼튼히 하겠습니다.
기초가 견고하지 않은 집은 작은 비바람에도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기술과 ICT라는 주춧돌이 견고해야 미래성장동력 창출과 4차 산업혁명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창의적·도전적 연구환경 조성을 제 1의 정책 아젠다로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두 차례에 걸친 R&D혁신을 통해 연구자 행정부담 완화와 도전적 연구 활성화를 추진하였지만, 논문 수 등 양적 성과 중심의 뿌리 깊은 평가 관행은 여전합니다.
연구자들이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청년 과학기술인, 여성 과학기술인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정부의 간섭은 획기적으로 줄이겠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출연연의 경우에는 기관별 고유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PBS 제도개선, 연구개발 목적기관 지정 등 필요한 법률적·제도적 지원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명실상부한 ‘과학기술혁신 컨트롤타워’로서 미래부가 과학기술 정책과 R&D 예산 조정의 주도권을 가지고 유관 부처의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아울러 연구자들을 계량화된 잣대로 줄 세우는 결과 중심의 평가제도를 개선하여 최종결과물 뿐 아니라 연구과정에서 나온 중간산출물을 축적하고 공유하여 향후 연구의 자산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실패한 연구도 용인 받고 재도전할 수 있는 연구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과학기술혁신의 총괄부처로서 R&D 뿐만 아니라 미래대비 인력양성, 지방과학기술 진흥 등 과학기술혁신 생태계 전반에 대한 활력과 전문성도 높여나가겠습니다. 과학기술과 함께 미래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인 건강한 ICT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로서 5G, 사물인터넷 등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구축·개방·활용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초연결·데이터 강국을 건설하겠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 양자정보통신 등 핵심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하여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는 글로벌 경쟁력을 조속히 확보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필수언어인 SW를 가장 잘하는 나라를 실현하겠습니다.
그동안 SW기업 육성을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HW 중심의 산업구조와 불합리한 관행으로 인해 여전히 SW 소비국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SW필수교육을 강화하여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SW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SW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갈수록 지능화되어가는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예방적 투자와 민·관협력을 강화하고 블록체인 등 신기술 개발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정보화 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국민이 초연결시대의 고품질 방송·통신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통신요금 부담을 낮추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정업무종사자의 복지와 근무여건개선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우정서비스도 더욱 고도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국민이 과학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삶 속에서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은 일부 전문가만 아는 어려운 분야라는 인식을 바꾸어 누구나 참여하고 누릴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R&D사업·인력·예산·성과 등의 정보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개방하고 각종 정책 결정과정에 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참여와 소통을 확대하겠습니다.
미세먼지, 치안 등 일상생활과 관련이 깊은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의료·교육·치안 등 각종 생활서비스에 사물인터넷 등 ICT 기술을 접목하여 실생활에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신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와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여 기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이끌어 내겠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인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미래창조과학부 가족 여러분!
지금까지 1,2,3차 산업혁명의 시작이 과학기술이었듯이 4차 산업혁명도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 시작점이며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답도 그 안에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우리 국가사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오래된 관행과 타성으로 인해 시정되지 않은 문제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으며 모든 문제점들을 새롭게 바라볼 때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국민에게 다시 신뢰받는 미래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도 항상 현장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격식과 형식을 타파하는데 솔선수범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