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가부 장관 "위안부 12·28 합의 재협상해야… 피해할머니 명예회복 힘쓸 것"

2017-07-10 14:08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가운데)이 10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경기도 광주시의 '나눔의 집'을 찾아 환담을 나눴다.[사진=강승훈 기자]


강승훈 기자 = "장관 지명 때부터 줄곧 '12·28' 합의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다만 외교라는 문제가 국가 상호간 관계이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가 회복되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스럽고, 정부 차원에서 이를 반드시 풀어 나가겠습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10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경기도 광주시의 '나눔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고령의 피해 할머니 열 분이 생활하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은 그나마 거동이 가능한 강일출·김군자·이옥선·정복수·하점연 할머니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정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먼저 확인하고 싶었고, 또 생활에서 어떤 불편한 점이 있는지 궁금했었다"면서 "늦게 와서 너무나 죄송하다. 앞으로는 자주 방문해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특히 2015년 12월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다시 협상의 테이블 위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정 장관은 "향후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남북간, 한미간 등 당장 외교적으로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라며 "앞서 재협상의 당위성을 주장해온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정 장관을 반갑게 맞이한 어르신들은 90세를 훌쩍 넘긴 터라 대화가 자연스럽진 않았지만, 과거 일본이 저지른 행위에는 격앙되게 반응했다. 김군자 할머니는 "해방 70년이 지나도록 우리는 명예도, 그 어떤 것도 회복하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일출 할머니는 "일본으로부터 참된 사죄와 함께 보상도 받아내야 한다. 이는 우리의 후대들을 위한 것이다. 과거 사람이 해서는 안될 악행을 저질렀는데도 변변한 사과조차 아직 없다"며 정부가 나서 해결해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내에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짓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이를 통해 국제적 이슈로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 장관은 "접근성이 좋은 시내에 군위안부 박물관을 건립코자 한다"며 "세계적으로 전쟁이 가져다준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환기하는 메카로 역할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장선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도록 사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중단했던 것을 다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무엇보다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는 건 군위안부 피해에 관한 유네스코 등재다. 여러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는 만큼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경기도 광주시의 '나눔의 집'을 찾아 환담을 나눴다.[사진=강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