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전기차 레이스 가속화...리튬 확보 전쟁

2017-07-07 05:00
-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 ‘러시’
- "국내 전기차 산업 살려면, 현대차 전기차 판매 늘어나야"

2018~2020년 가동 예정 주요 업체별 배터리 신규 설비 용량.[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완성차 업계가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레이스를 시작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특히 순수 전기차(EV) 1대에 탑재되는 배터리(35Kwh)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1400배에 달하는 28㎏의 리튬이 필요해 공급 부족에 가장 민감한 곳은 자동차 업계다.

이미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비야디(BYD), 독일 폭스바겐 등 업체는 그 중요성을 알고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면 국내 현대·기아차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수급받기 때문에 자체 배터리 사업 진출은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2018년이면 5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EV는 2020년까지 전체 친환경차 비중의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리튬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정표 한양대 교수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거나 배터리 회사를 자회사로 둔 글로벌 업체가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과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 ‘러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1회 주행거리가 가장 긴 GM 볼트 EV는 60Kwh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28Kwh)의 2배에 해당하는 배터리 용량이다. 내년 출시되는 테슬라 모델3를 필두로 고출력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리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완성차 업체는 자체 수급능력과 기술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100억 유로를 투자해 100만대 규모의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올해 중국 상하이에 파트너사인 상하이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과 함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해 상하이 GM에 공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일본 배터리 업체 파나소닉과 손잡고 미국 네바다에 50Gwh(전기차 46만대 분)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유지상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소형전지를 만드는 노하우가 없는 완성차 업체가 당장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BYD 외에 업체는 전부 협업 형태라고 보면 된다”며 “완성차 업체는 LG화학, 삼성SDI, 파나소닉 등 기존 배터리 업체와 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산업 살려면, 현대차 전기차 판매 늘어나야"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기술력에서 세계에서 5위권에 들어간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터리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 실력이 막강한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생산경험이 부족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업체 간에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현대차가 판매를 늘려 국내 배터리 업체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 기술력을 보유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과의 협업으로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28종을 출시하고 친환경차 시장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현재 만드는 전 승용차에 EV 모델을 출시하고, 친환경 SUV 모델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EV 판매량도 2015년 8561대에서 작년 1만2992대, 올해는 2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1회 주행에 500㎞를 가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현대차를 비롯해서 글로벌 완성차와 협업을 지속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