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첫 기자회견 통해 엿보인 변화의 신호탄
2017-07-06 15:26
신태용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4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 된 신태용 감독은 첫 번째 공식 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전달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의 성적으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4승4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 8월31일 홈에서 열리는 이란전, 9월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 있다.
2016년 올림픽 대표팀, 2017년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기 전 2014년 8월부터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은 신태용 감독은 안에서 느낀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대표팀에 소통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간, 코치와 선수 간 소통은 잘 됐다. 선수들에게 잘 다가가서 동기 부여를 심어주겠다.”
전술적인 측면과 선수 구성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 나는 성격도 스타일도 다르다. 전임 감독님이 썼던 선수들을 다 쓴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내 머리 안에는 꼭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는다는 생각은 절대 없다. 현재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팀에 필요하면 뽑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준에 갇혀 선수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슈틸리케 감독과는 달랐다.
선수 선발뿐만 아니라 활용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토트넘)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대표팀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대표팀 수석코치로, 2016 리우 올림픽 감독으로 손흥민을 옆에서 지켜본 신태용 감독은 선수 활용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는 골 결정력이 높았다. 왜 대표팀에서 좋지 못했나? 개인적으로 손흥민은 좋은 선수라고 본다. 이전에는 선수를 활용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따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움직임과 활용도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 보다는)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무엇보다 주목 되는 변화는 ‘형님 리더십’이다. 젊은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출 줄 아는 신태용 감독은 첫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8월 28일부터 소집훈련에 나선다. 신 감독은 이에 앞서 8월 21일 이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전까지 3일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 소집은 감독, 협회의 임의대로 할 수 없다. 개의치 않겠다. 2014년 9월에 감독 대행으로 2경기를 지도해보고 느꼈던 점은 대표 선수들은 좋은 컨디션, 최고 기량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전략을 짜면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인다. 시간을 강제로 빼낼 수는 없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강하게 주입시켜 원하는 축구를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최종예선 8경기에서 11골을 넣고 10골을 내줬다. 수비 쪽에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수비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며 ‘중국화’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에는 최고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갖고 있는 선수가 꼽힌다. 수비 조직력만 다듬으면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A대표팀은 조직력을 다듬으면 실점할 수 있는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결국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감독들에게 최고의 자리인 국가대표 감독이 돼 영광스럽다”며 “월드컵 진출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고 말했다. 독이 든 성배를 집어 든 신 감독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