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트럼프 "한미 FTA 재협상"압박…일부선 "트럼프 혼자 앞서간 듯"

2017-07-01 12:14
한미 양국 안보문제선 한목소리…트럼프 "한국 대미 흑자 너무 많아"공세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첫 정상회담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현지 언론들은 양국이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된 목소리를 냈지만, 무역 문제에 있어서는 기싸움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트럼프 "한미 FTA 재협상"…현지언론 "국회 동의 등 난관 많아" "트럼프 혼자 앞서간 듯 " 

미국 정부는 무역 문제에서 공세적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무역협정을 다시 협상하고 있으며, 그것이 양국에게 모두 공정하고 공평한 협정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기존의 한미 FTA에 대해 "미국에는 거친 협정(rough deal)"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많이 달라질 것이며, 양측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서도 "한미FTA가 체결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면서 "훌륭한 협정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장벽 제거에 대해서도 강조했으며, "미국인 노동자와 기업들, 특히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과의 거래에서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공평한 운동장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에 고무됐다"라고 말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수많은 나라로부터 무역 적자를 가지고 하면서, 우리는 이것을 계속되기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천명하면서 "한국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재강조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첫번째 회담에 앞서 한국의 기업들이 향후 5년간 12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이것이 트럼프를 달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한미 FTA) 재협상은 아직 구체적인 부분이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같은 선언은 북핵 문제로 민감한 시기에 동맹국에 대한 도발로 보여질 수도 있다"면서 "한국의 무역 흑자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국내로 돌아간 뒤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통상 관료로 일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혼자 앞서가는 것 같다"면서 "일방적인 발표인 것같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MSNBC 방송 프로듀서인 스티브 베넨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협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면서 "한미 FTA는 사실 오바마 대통령의 작품이 아니라 조지 W. 부시가 2007년에 서명한 것으로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했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 북한에 대한 압박 천명…"이웃 국가들도 책임" 중국 재겨냥

이틀 간의 정상회담 일정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 계속되는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인 인내 정책은 실패했다"면서 "솔직히 인내는 끝났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을 드러낸 발언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북한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의 인내심이 점차 줄어들이고 있다는 사인을 중국에도 보냈다. CNN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승인한 것과 대북 불법 거래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은행·기업·개인에 대해 독자적 제재를 가한 것은 중국에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또다시 압력을 가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경우에는 역내의 모든 강대국과 책임 있는 국가들이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북한 정권이 보다 나은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한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