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 중국 은행, 걸음마 한국 은행] 금융+IT…시너지는 무한대
2017-07-02 18: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자금력이 탄탄한 '은행'과 기술력을 갖춘 'IT 공룡'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디지털 역량을 확보해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은행과 금융사의 방대한 금융상품 및 데이터를 확보해 디지털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IT업체들의 생각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SCA)을 체결했다. 신한은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 수준의 디지털 역량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금융사가 아마존과 손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과 아마존은 올해 안에 별도의 협의를 통해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 적용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적용 대상과 규모도 5년 내에 구체화할 계획이다.
신한과 아마존의 협약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에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손을 맞잡았다. 두 회사는 상대편 주식을 각각 5000억원씩 사들이는 상호 지분투자에 합의했다.
양 사의 협약 내용에는 국내외 디지털 금융사업 공동진출, 금융 분야 인공지능(AI) 공동연구, 국내외 첨단 신생혁신기업(스타트업) 공동 발굴과 투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전략적 제휴를 마무리하는 대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과 IT의 결합은 당연한 일이 됐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금융사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면서 금융사들의 디지털 혁신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IT 기업들은 고도의 기술은 물론 온라인쇼핑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방대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동시에 금융사가 보유한 우수한 금융상품, 막대한 자금, 금융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협업에 적극적이다. 금융사들 역시 낙후된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많은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보험사가 헬스케어와 만나면 금연이나 체중감량 등 고객들의 신체적 변화를 측정, 유도할 수 있다. 동시에 보험료 혜택 제공도 가능하다.
카드사는 소비 빅데이터의 집약체다. 때문에 변화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산업·유통업계부터 문화예술 등 카드를 사용하는 모든 업종이 협력 대상이다. 특히 고객들의 소비성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와의 결합은 저성장 시대에 맞춤 영업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성장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단일 경제주체가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권 역시 이업종과 손잡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존 은행의 기득권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금융사와 글로벌 IT기업의 협력은 그동안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