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공론화 착수에 갈등 증폭 우려
2017-06-27 17:45
공사 중단과 관련해 산업계와 학계 등의 반발이 상당한데다,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사업을 멈추는 것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우선 막대한 손실 비용은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신고리 5·6호기 공정률은 28.8%에 달한다. 설계 79%, 기자재 구매 53% 등 집행된 공사비용은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보상비용까지 합할 경우, 공사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은 2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기업들은 금전적 손실과 함께 일자리까지 잃게 된다"라며 "한국수력원자력은 천문학적 액수의 소송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따른 주민들의 찬반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2013년 7월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의 자율 유치로 추진됐다. 당시 주민들은 1500억원의 원전지원금을 인센티브로 받기로 했다.
현재 신고리 5·6호기가 있는 울주군 지역 주민들은 안전을 우선해 건설은 막아야 한다는 쪽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 대통령 당선 후 환경·시민단체는 공약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해온 반면, 신고리 5·6호기가 건설 중인 울주군 서생면 주민 등으로 구성된 ‘건설중단 반대 범군민대책위’는 지역경제를 위해 건설을 계속해 달라고 맞서왔다.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이 공사를 영구히 중단할지, 재개할지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되는 데 결정에 반대하는 쪽의 승복 여부도 불투명한 점은 우려스럽다.
또한 신고리 5, 6호기의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고리 5, 6호기는 신고리 3, 4호기에 이어 국내 2번째 수출형 원전인 'APR 1400' 원자로 모형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만약 공론화 결과 건설 중지로 가닥이 잡히면 수출형 원전 기술명맥 유지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특히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공사중단이 최종 결정될 경우, 후폭풍으로 따라올 전기세 인상 등 탈원전 이후 대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원전 관련 학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원전을 폐기할 경우, 급격한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재생에너지원이 충족되기 전까지 이는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