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비상장사 대한시멘트 주당 21만원에 산 이유는

2017-06-26 17:42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쌍용양회가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는 대한시멘트의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1주당 약 22만원에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업계 1위인 한일시멘트의 현 주가가 12만원 수준인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쌍용양회가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슬래그시멘트를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과 달리 결국에는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에 유리하도록 이번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한앤컴퍼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 중인 대한시멘트 지분 100%(121만5565주)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1주당 21만8000원에 사들인 셈이다.

대한시멘트는 지난 2012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급성장했다. 지난해 450만t의 슬래그시멘트와 슬래그 파우더를 수도권과 남부권에 판매해 매출액 24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70억원을 올렸다.

쌍용양회 측은 자문을 맡은 삼성증권과 한영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이 이를 바탕으로 대한시멘트의 기업가치(EV)를 EBITDA로 나눈 수치를 동종업계 평균인 8~9배에 맞춰 주가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관련업계는 비상장사인 대한시멘트 주가가 주요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한시멘트는 매각 전인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배당에도 나섰다. 2014년 140억원, 2015년 145억원이었던 배당금이 지난해 1500억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껑충 뛰었다. 대한시멘트는 한앤컴퍼니가 지배기업인 한앤컴퍼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지분 100%를 쥐고 있었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쌍용양회를 통해 대한시멘트를 높은 가격에 매각하고 수천억원의 배당금까지 챙긴 셈이다.

이에 대해 쌍용양회 측은 미래 성장을 고려한 조치일 뿐 고가 인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자사는 한앤컴퍼니에 인수되기 전에도 대한시멘트 인수를 고려한 바 있다"면서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이후 대한시멘트 가치는 크게 올라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이익(EPS)은 5만9000원에 이르기 때문에 동종업계와 비교하면 비싸게 산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방을 중심으로 일반 시멘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슬래그시멘트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향후 시멘트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쌍용기초소재 및 한국기초소재와 연계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