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2세들 내분 격화 움직임···유산 놓고 권력투쟁설 나돌아
2017-06-26 10:35
26일 블룸버그통신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리셴룽 총리의 동생인 리셴양 의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리 총리의 부인인 호칭(何晶) 국부펀드 테마섹 최고경영자가가 2015년 2월 6일 아버지 리콴유의 병세가 악화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동안 아버지의 문서 다수를 임의로 가져갔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는 총리실의 협조 아래 저지른 것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라면서 총리실 산하 국가문화유산위원회(NHB)가 개입한 정황이 있는 문서를 제시했다.
이에 리셴양 의장은 재차 “아버지의 유훈에 따라 서류를 비롯해 자택에 있던 유품은 유언 집행자인 나와 누나 리웨이링의 절대적인 관할 아래 있다”면서 “허가되지 않은 유품 취득은 절도와 권한 침해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리셴룽 총리가 리콴유 전 총리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형제들이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지난 14일 리 전 총리의 장녀 리웨이링과 차남 리셴양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정부 내에서의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악용해 개인적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를 형제로서도, 지도자로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혼란이 리콴유 전 총리가 구축한 독재체제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 전 총리는 지난 2015년 3월 타계했다. 아시아적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강력한 법치와 청렴한 제도로 싱가포르를 선진국의 반열에 올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변형한 독재를 자행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리 전 총리는 지난 1994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벌인 ‘민주주의 논쟁’으로 국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리 전 총리와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놓고 미국 정치·외교 전문 매체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을 통해 격론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