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결함' 다카타 파산 신청..."최악 파산 규모에 업계 파장 우려"
2017-06-26 11:24
부채 총액만 10조원...1945년 이후 최대 파산 규모 평가
에어백 공급 받는 자동차 업계만 19곳...업계 타격 여부 주목
에어백 공급 받는 자동차 업계만 19곳...업계 타격 여부 주목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에어백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조치로 경영난에 부딪친 일본 에어백 업체 다카타가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중 70년래 최악의 파산 규모로 꼽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 대한 파장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NHK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다카타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도쿄지방재판소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하기로 했다. 사실상 파산 신청이다. 리콜 비용을 포함한 부채 총액은 1조 엔(약 10조 198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카타는 에어백 결함을 원인으로 한 사망 사고가 잇따른 뒤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리콜 조치가 확대되면서 경영 부담을 느껴왔다. 올해 3분기 결산 기준 최종 적자만 795억 엔(약 8102억 4810만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제조업 분야 파산 규모로는 1945년 이후 최대 규모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미국 내 자회사인 TK홀딩스는 미국 연방 파산법 11조의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미 연방 파산법 11조에는 경영난에 빠진 기업에 한해 채무 상환을 잠정 유보할 수 있게 해 사업을 재건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실 경영 논란을 빚었던 또 다른 일본 기업인 도시바도 이 법안의 적용을 신청했었다.
시장에서는 다카타의 미국 파산 신청 이후 에어백 공급 차질 등 업계 타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다카타가 도요타자동차부터 테슬라까지 전 세계적으로 19개 업체에 에어백을 공급해온 탓이다.
지난 1933년 섬유 회사로 설립된 다카타는 1987년부터 에어백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안전벨트, 어린이용 시트 등 차량용 안전제품 제조까지 확대하면서 에어백 분야에서 세계 3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에어백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영 위기를 맞았다.
지금까지 에어백 사고로 미국인 11명을 포함, 전 세계적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부상했다. 교환 대상 차량만 최소 1억대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조치를 내렸지만 리콜에 대한 대응 지연 등으로 소비자와 관계 기업 신뢰를 잃고 파산에 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