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2017-06-23 15:35
이기형 外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 [사진=바이오스펙테이터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2015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흑색종(피부암의 일종으로 미국에서 발병률 6위일 정도로 대중적인 암)에 걸렸고, 이미 뇌까지 전이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렇지만 카터는 2017년 현재까지 민주주의, 인권, 세계 보건 증진 등과 관련한 활동을 꾸준이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카터는 미국의 제약기업 MSD(Merck Sharp & Dohme Corp)가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를 치료 받았고, 완치에 가까운 판정을 받을 정도로 암세포가 사라졌다. 4기 암에 걸린 93세 노인은 그렇게 되살아났다.
저자들은 바이오 의약품의 주를 이루는 단백질 의약품을 비롯해 면역 치료,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 조기진단, 동반진단, 맞춤 정밀의학, 첨단 과학기술, 치료제 개발 현황 등 한국의 바이오사이언스를 톺아본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연구 개발은 현재 연구자·개발자가 중심이 된 300여 개의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을 '안전하고 안정적인 고분자 물질을 바이오 의약품에 붙여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체내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안에는 최소 10년의 기간과 몇 조 원의 비용이 수반되는 개발의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이처럼 한국의 바이오테크들은 어떤 과학기술을 이용해 난치병과 암을 잡으려 하는지, 연 매출 수백 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제약기업들과 한국의 바이오테크는 어떻게 경쟁하고 협업하고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동반진단을 통한 치료 효능 향상을 설명하는 도판(본문 204쪽) [사진=바이오스펙테이터 제공]
저자들의 차분한 설명 덕분에 생명과학, 신약개발, 바이오 기술 등의 주제가 난해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에선 '도판'이 등장한다. 이는 필자 중 한 명이 직접 칠판에 분필로 그린 것을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실은 것으로, 실제 독자가 앞에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말로 설명하면서 그렸단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바이오사이언스에 주목한 것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암, 뇌질환, 만성질환, 유전질환, 희귀질환 등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는 과학으로 풀 수밖에 없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첨단 의약품 대부분은 바이오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2016년 '한국 암치료 보장성 확대 협력단'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암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3000만 원 정도인데, 이 중 바이오사이언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첨단 바이오 의약품 처방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2000만 원이다.
이미 바이오사이언스는 우리 삶, 그것도 생과 사의 길목에 자리를 잡고 있다.
368쪽 |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