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2.0 시대 연다 ⓺양극화‧구조개혁] 낙수효과 끝났다…‘소득재분배’로 양극화 정면돌파
2017-06-22 10:23
일자리‧기업‧소득격차 해소 위해 소득재분배 정책 구상
생계보장‧사회보험 개선 등 하반기 민생안정 주력할 듯
생계보장‧사회보험 개선 등 하반기 민생안정 주력할 듯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낙수효과에 의존한 성장이었고, 투자를 촉진하는 데 방점을 둔 공급주도 경제였다. 하지만 1960∼70년대에 통하던 이런 성장전략은 저성장과 양극화 심화라는 악순환만 만들었을 뿐 좋은 일자리 창출이나 성장의 선순환과는 멀어진다는 것이 실증됐다.”(5월 23일 김진표 국가기획자문위원원장)
“소득하위계층 근로소득이 크게 악화했지만, 고소득층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심각한 양극화와 갈등 구조가 있다.”(6월 4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때문에 고용의 질적 수준이 악화되고, 이 때문에 기업 간은 물론 가계와 가계 사이에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보다 복지지출 비중이 낮은 등 사회안전망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6월 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 기업, 소득 등 여러 분야에서 양극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경제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한국경제를 책임질 컨트롤타워도 양극화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든 경제정책이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양극화 해결을 위한 방안이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직속위원회를 신설한 부분도 양극화 해결에 초점을 맞춘 구상이라는 관측이 높다.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토대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소득재분배에 나선다는 복안인 셈이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에 집중하는 이유도 소득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결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구조개혁 ‘낙수효과’보다 소득주도 ‘분배효과’에 주목
새 정부의 구조개혁은 ‘양극화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던 ‘낙수효과’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기업, 자영업 등을 성장시켜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고용‧공공‧금융‧교육의 4대 구조개혁과 완전히 다른 구조다. 4대 구조개혁은 지나친 경제논리에 매몰돼 개혁에 한계를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다.
기득권에 대한 권리를 빼앗는 방식의 개혁을 하다 보니 이해당사자와 갈등이 불거졌다. 정부가 일방통행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는 등 소통도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성과연봉제는 시행 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반면 새 정부는 구조개혁을 특정 기득권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제논리보다는 사회적 관점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진표 국정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 소득을 증대시키고, 늘어난 가계소득이 소비를 늘리고, 소비가 늘어나면 투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을 경제사회정책 원리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성장과 고용, 복지가 함께 가야 한다. 성장‧고용‧복지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형)’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복지부 등 모든 부처가 국정운영 패러다임에 맞춰 사업이나 자원배분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양극화 해결=구조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구상 중이다. 일자리도 양극화 해결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 대기업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견해도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김 부총리는 “연구‧개발(R&D) 강화, 혁신 생태계 조성, 네거티브 규제 등 4차 산업혁명 대응노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 선진화,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점점 커지는 소득격차··· 하반기 주목할 정책은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약화된 소득 양극화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저소득층 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추락하면서 빈부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44만7000원으로 2015년보다 5.6% 감소했다.
이는 2003년 전국 단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83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이처럼 갈수록 상‧하위 소득격차가 벌어지자, 정부는 하반기에 소득안정 대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소득층 생계안정을 위해 생계급여 최대급여액을 5.2%(월 127만→134만원, 4인 가구), 주거급여 2.5%(월 11만3000→11만6000원) 인상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달 저소득 1~2인 가구에 대한 생계급여 확대방안 등을 담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사회보험도 손질한다. 고용보험‧국민연금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두루누리 사업을 신규가입자 지원 중심으로 개편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연구용역에 착수해 제도 개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9월에는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제고 차원에서 고용보험 가입 및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 요건에 소득기준을 추가할 계획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는 결국 바닥을 올려야 한다”며 “밑바닥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4대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는 형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득하위계층 근로소득이 크게 악화했지만, 고소득층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심각한 양극화와 갈등 구조가 있다.”(6월 4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때문에 고용의 질적 수준이 악화되고, 이 때문에 기업 간은 물론 가계와 가계 사이에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보다 복지지출 비중이 낮은 등 사회안전망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6월 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 기업, 소득 등 여러 분야에서 양극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경제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한국경제를 책임질 컨트롤타워도 양극화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든 경제정책이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양극화 해결을 위한 방안이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직속위원회를 신설한 부분도 양극화 해결에 초점을 맞춘 구상이라는 관측이 높다.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토대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소득재분배에 나선다는 복안인 셈이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에 집중하는 이유도 소득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결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구조개혁 ‘낙수효과’보다 소득주도 ‘분배효과’에 주목
새 정부의 구조개혁은 ‘양극화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던 ‘낙수효과’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기업, 자영업 등을 성장시켜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고용‧공공‧금융‧교육의 4대 구조개혁과 완전히 다른 구조다. 4대 구조개혁은 지나친 경제논리에 매몰돼 개혁에 한계를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다.
기득권에 대한 권리를 빼앗는 방식의 개혁을 하다 보니 이해당사자와 갈등이 불거졌다. 정부가 일방통행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는 등 소통도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성과연봉제는 시행 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반면 새 정부는 구조개혁을 특정 기득권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제논리보다는 사회적 관점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진표 국정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 소득을 증대시키고, 늘어난 가계소득이 소비를 늘리고, 소비가 늘어나면 투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을 경제사회정책 원리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성장과 고용, 복지가 함께 가야 한다. 성장‧고용‧복지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형)’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복지부 등 모든 부처가 국정운영 패러다임에 맞춰 사업이나 자원배분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양극화 해결=구조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구상 중이다. 일자리도 양극화 해결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 대기업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견해도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김 부총리는 “연구‧개발(R&D) 강화, 혁신 생태계 조성, 네거티브 규제 등 4차 산업혁명 대응노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 선진화,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점점 커지는 소득격차··· 하반기 주목할 정책은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약화된 소득 양극화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저소득층 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추락하면서 빈부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44만7000원으로 2015년보다 5.6% 감소했다.
이는 2003년 전국 단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83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이처럼 갈수록 상‧하위 소득격차가 벌어지자, 정부는 하반기에 소득안정 대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소득층 생계안정을 위해 생계급여 최대급여액을 5.2%(월 127만→134만원, 4인 가구), 주거급여 2.5%(월 11만3000→11만6000원) 인상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달 저소득 1~2인 가구에 대한 생계급여 확대방안 등을 담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사회보험도 손질한다. 고용보험‧국민연금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두루누리 사업을 신규가입자 지원 중심으로 개편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연구용역에 착수해 제도 개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9월에는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제고 차원에서 고용보험 가입 및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 요건에 소득기준을 추가할 계획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는 결국 바닥을 올려야 한다”며 “밑바닥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4대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는 형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