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명희, 신세계 정유경의 ‘시크릿 경영’ 승승장구
2017-06-18 18:28
강남점 증측효과·대구 신세계 등 백화점 실적 상승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T2 수의계약 시 전국 5개점 확보
‘비디비치’ ‘시코르’ 앞세워 화장품사업 신성장 동력 박차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T2 수의계약 시 전국 5개점 확보
‘비디비치’ ‘시코르’ 앞세워 화장품사업 신성장 동력 박차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지난해 12월 ‘대구 신세계’ 개장식은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첫 공식 데뷔무대였다. 20년 만에 외부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정 총괄사장은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 회장을 쏙 빼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정 총괄사장은 외모 뿐만 아니라 이명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모토로 삼고 있다. 이는 이 회장의 부친인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전적으로 신뢰하고 서류에 사인하려고 하지 마라”는 경영지침을 받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정 총괄사장은 오너는 경영 전반의 큰 틀의 방향만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되, 전문경영인(CEO)에게 전권을 주는 ‘시크릿(secret) 경영’을 통해 업계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서울 서초동 센트럴시티 강남점의 증축효과와 대구 신세계 신규 개점 등으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백화점사업 전반의 실적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올 1분기에 성장률이 5.2%였고 2분기는 1%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경쟁사보다 약 2%포인트 높은 것으로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 된 강남점 증축효과 전략이 통한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DF3구역도 신세계면세점 품에 안길 전망이다. 계속 유찰을 번복하다 지난 5차 입찰에 유일하게 입찰했고, 6차 입찰에도 경쟁자 없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의 가능성이 커진 것.
만약 인천공항 T2 사업권을 갖게 되면,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과 부산점, 인천공항점과 올 연말 개점할 강남 센트럴시티점까지 총 5개의 라인업을 갖춰 롯데·신라에 이어 ‘면세점 빅3’로 도약하게 된다.
예고를 졸업, 디자인을 전공한 정 총괄사장은 패션·뷰티 사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패션의 경우, 끌로에, 폴 스미스 등 양질의 신규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론칭,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이상 증대할 전망이다. 또 온라인몰 ‘SI 빌리지’로 고객층 다변화 하고 JAJU를 앞세워 생활용품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화장품 사업도 성공 반열에 올리고 있다.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메이크업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또 지난 2월 이탈리아 인터코스사와 합작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제조공장도 최근 본격 가동, 화장품 제조사업도 순항 중이다. 정 총괄사장이 직접 MD 구성을 챙겼다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CHICOR)’는 대구 신세계 1호점 오픈 100일 만에 목표 매출 150%를 달성했고, 지난달 1일 오픈한 신세계 강남점 내 시코르 2호점도 뷰티 셀럽들의 성지로 연일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