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AIIB 연차총회, 기대·아쉬움 교차...11개월만 중국 면담, 사드 실마리 못 풀어

2017-06-18 14:34
아르헨티나·마다가스카르·통가 3개국 신규 가입, 회원국 80개

AIIB 2차 연차총회에 참석한 77개국 수석대표들[사진=기획재정부]


[서귀포=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2차 연차총회는 본부 국가인 중국에 이어 한국이 의장국으로, 두 번째 행사를 주최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에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재무장관이 11개월 만에 처음 양자면담을 한 점도 고무적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행사 첫 날인 16일 샤오제(肖捷)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을 만나 양국이 경제협력 관계임을 재확인했다.

단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양국 재무장관은 사드 등 민감한 사안은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양자면담에서 사드 관련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이번 양자면담은 11개월 만의 면담으로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고, 결론이나 성과 등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민감한 이슈 관련 논의보다 양국이 경제협력을 확인했다는 점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단 정부는 이번 양자면담으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향후 한·중 재무장관 양자면담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송 차관보는 “(양자면담) 일정을 잡은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매년 한·중 재무장관회의를 해온 만큼, 가능하다면 중국 측과 논의 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차총회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차 총회에 이어 두번째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최초의 대규모 국제기구 행사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의 경제정책 방향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주요국과 경제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 직접 축사를 했고 김동연 부총리도 AIIB 연차총회 의장으로서 첫 국제무대에 얼굴을 선보였다.

김 부총리는 개회식에서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두 차례 열리는 거버너 회의 의장으로 AIIB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논의하고, '아시아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주제로 수석대표들 간 토론도 주재했다. 거버너 회의는 회원국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AIIB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총회 첫날 열린 1차 거버너 회의에서는 아르헨티나, 마다가스카르, 통가 등 3개 회원국이 신규로 가입했다. 이로써 회원국은 중국, 인도 등 77개국에서 80개국으로 늘었다.

AIIB는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중국 주도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중국 지분율이 32.3%로 가장 높고, 이어 인도(9.1%), 러시아(7.1%), 독일(4.87%), 한국(4.06%), 호주(4.01%) 순이다. AIIB는 지난 1년간 13개 인프라사업에 22억 달러를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