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한상철 부사장, 경영권 쥐자마자 '시험대' 직면
2017-06-20 08:33
지주사 성립요건 충족 필요…지분율 확보도 과제로 남아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제일약품 오너 3세 한상철 부사장이 경영승계 직후부터 혹독한 시험을 치르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이달 초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인적분할과 함께 투자부문은 존속법인 ‘제일파마홀딩스’로, 사업부문은 신설된 ‘제일약품’으로 나누고 한상철 부사장을 제일파마홀딩스 단독 대표이사로 앉혔다.
한 부사장은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로, 제일약품은 ‘제2의 도약’이라는 설명과 함께 지주사 전환과 경영승계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한 부사장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다. 제일헬스사이언스·제일앤파트너스 계열사 설립과 주주동의 등을 거치면서 제일파마홀딩스 중심 지주사 체제 구축까지는 성공했지만, 법적 지주사로 인정받기 위해선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성립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개정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산 5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제일약품이 공시한 투자계획서에 따르면 제일파마홀딩스 자산총액은 973억원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구체적인 자산기준 충족 시기·방법을 추후 확정한 뒤 공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개월 전부터 이러한 설명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 부사장의 지분 입지도 해결과제다. 분할전 지난해 3분기까지 한 부사장 제일약품 지분은 4.66%였다. 안정적 경영권 행사를 위해선 높은 지분율이 필요하다. 경영권을 이어받은 한 부사장이 본격적인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선 지분율 확보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해야 한다.
한편, 한 부사장은 연세대 산업공학 전공으로 미국 로체스터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오츠카제약 등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2007년 제일약품에 입사해 2015년 부사장에 올랐고, 지난해말부터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