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김기춘, 정윤회·최순실 안부 물은 적 있다" … 김기춘 "김종, 착각이다"
2017-06-14 18:15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이 퇴임 무렵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6)에게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의 안부를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차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이 퇴임 전인 지난 2015년 1월 무렵 정윤회씨와 아내가 잘 있느냐고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이어 "그냥 우연히 나온 얘기인데,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체육 개혁이나 승마 얘기를 하다가 정유라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김 전 차관의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은 "나는 최씨 등과 통화든 면담이든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안부를 물을 일이 없다"며 김 전 차관이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의 이런 증언은 최씨를 모른다고 한 김 전 실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 내내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하다가 정윤회 문건에 최씨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나서 착각했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뀌는 문제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기로 했다. 삼성 사람이 연락할 테니 만나보라"는 말을 김 전 실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내에서 삼성이 회장사를 맡는다는 정보를 알아서 체육 담당 차관이 알면 참고가 되겠다 싶어 귀띔해 준 일이 있다"면서도 "삼성 관계자를 만나보라고 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