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강남권 주춤하니 강북권 상승폭 확대

2017-06-11 13:47
성동구·중구 정비사업 및 신규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가격 상승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예정된 성북구도 강북권 시세상승 견인

연초 서울 사대문 안에서 처음으로 매맷값 10억원을 돌파한 '경희궁 자이' 2단지 전용면적 84㎡의 매맷값이 11억원에 형성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사진은 경희궁 자이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강북권 신규아파트가 서울 전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간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과 정부의 규제 예고에 주춤했다면, 강북 아파트는 실수요의 지속적 유입으로 가격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규제는 물론 투지과열지구 지정 등 정부 부동산 대책이 가시화될 경우, 실수요 움직임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최근의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첫째주(3~8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0.45% 올라 전 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반 아파트는 0.40% 상승해 전 주(0.33%)보다 오름폭을 확대한 반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71% 올라 전 주(1.05%)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한국감정원이 같은 기간 조사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주간시황에서도 서울이 전 주와 동일한 0.28%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강남권(0.40%→0.38%)은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강북권(0.13%→0.16%)은 정비사업과 신규 대단지 인근 동반상승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자치구별로 성동구와 중구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고, 7월 개통을 앞둔 우이신설 경전철 호재에다 높은 전세가율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가 많았던 성북구가 힘을 보탰다.

반면 강남권은 재건축 및 영동대로변 복합개발 등 각종 호재로 동남권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규제강화 우려 등으로 전 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그동안 강남 재건축이 전체 서울 부동산시장을 견인했다면 최근에는 일반아파트, 그중에서도 강북 도심 신규아파트가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시세 상승을 주도하는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북시장은 투자보다는 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강남권에 비해 정부 규제 등에 덜 민감한 편"이라면서 "사대문 안 신규 아파트가 그동안 가격이 많이 뛴 상황에서 실거주 위주의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7월 말로 유예가 종료되는 LTV(주택담보대출)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조기 도입은 물론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도 예상되고 있어 최근의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조급한 마음에 과열된 시장에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발표될 정부의 정책 내용과 규제 강도를 살피면서 내 집 마련이나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