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환경분야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2017-06-11 12:34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미래 환경산업위한 R&D에 초점
환경전문 인력 양성‧환경 보건에 집중…전문성 강화에 내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소통과 공감으로 기술원이 세계 최고 환경전문 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환경산업 분야에서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환경 분야에서 처음으로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돼 환경기업을 지원 중이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우리나라 환경산업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은 기술육성을 위한 초석이다.

남 원장은 궁극적으로 미래 환경산업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불어닥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환경분야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 원장은 “오는 2020년 이후, 환경R&D 기술개발에 대한 청사진과 기획도 중요하다”며 “새로운 환경R&D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선진국 벤치마킹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산업의 메카 ‘인천 환경산업연구단지’ 주목

기술원은 올해 하반기 개소를 앞둔 인천 ‘환경산업연구단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환경산업연구단지는 환경기업이 연구개발부터 실증실험, 시제품 제작, 해외진출 등 사업화 전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조성된 집적시설이다.

남 원장은 “국내 최초의 환경 분야 실증실험 기반 전문연구단지다. 이곳에 많은 환경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기업 유치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환경산업 발전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이 연구단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앞으로 환경 R&D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갈수록 환경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시점에서 환경산업기술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2020년 이후 환경R&D 기술개발에 대한 청사진과 기획이 중요하다. 새로운 환경R&D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선진국 벤치마킹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근 대두되는 4차 산업혁명 대표기술인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빅데이터, 로봇, 드론 등의 기술을 활용하거나 연계하는 환경R&D를 기획·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하고 신뢰받는 R&D를 위해 관리체계를 혁신하고, 환경R&D로 창출된 성과를 선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환경기업들 중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지만 인력이나 자금,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고 덧붙였다.

◆2020년 1조1600억 달러…세계 환경시장을 공략하라

환경산업 분야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환경경영인터내셔널(EBI)에 따르면, 세계 환경시장은 2020년까지 1조16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경산업은 세계시장에서 비중이 크게 떨어진다. 매출액도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에는 영세하고 열악하다.

환경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으로 국내 환경기업 평균 매출액은 17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평균 종업원수도 7.7명 수준이다.

남 원장은 “환경기업이 영세성을 벗어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해외시장에 진출해 우리나라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야 한다”며 “기술원은 다양한 환경산업 지원 사업들로, 환경산업 육성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환경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구상한 전략이 바로 ‘한국형 히든챔피언’이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술원을 환경산업 분야에서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할 전문무역상사로 지정했다.

환경분야에서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된 곳은 기술원이 처음이다. 기술원은 환경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돼 환경 중소기업 수출대행 및 수출실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환경분야의 대표 수출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마케팅 대행사 역할도 수행하며, 환경기업과 함께 수출 레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 원장은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알제리 5곳에 해외환경산업 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협력센터는 현지 유관기관과 발주처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국내 기업에 유용한 사업정보를 제공한다. 협력센터를 통해 지난해 총 9547억원의 수출 지원실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해외 환경프로젝트 타당성조사(FS), 마스터플랜 지원사업 등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환경 분야 대·중소기업의 동반수출을 지원하는 것도 기술원의 역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환경기업을 발굴해 중점 지원하는 ‘우수환경산업체 지정·지원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며 “글로벌 환경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국내 환경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우수환경산업체를 선정, 현재 총 53곳 우수환경산업체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일자리 창출도 기술원…“전문인력 양성 주력”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키워드는 단연 ‘일자리’다. 새 정부에서는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을 정도로 사활을 걸었다. 기술원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환경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에는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많은 구직자들이 몰렸다.

환경산업 일자리박람회는 환경분야의 유일한 취업행사다. 환경 기업과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마련, 환경분야의 고용확대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10년 개최 이후, 약 1700개 환경기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도 40개의 우수한 환경기업과 약 600명 구직자들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기술원은 박람회 이외에도 환경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환경기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고 있다.

산업맞춤형 석·박사급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대학원 전문인력 양성사업(2015년 97명 양성), 환경 관련학과 미취업자 등 잠재적 환경인력을 대상으로 교육 이후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고용연계 교육사업(2016년 128명), 재활용환경성평가 전문인력 양성교육 사업(2016년 90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남 원장은 “일자리 박람회는 오는 9월 광주, 11월 서울까지 모두 3회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라며 “환경영향평가사 자격시험을 시행해 환경 현황 조사, 환경영향 예측·분석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 육성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원의 경쟁력은 ‘전문성’…최고의 환경전문기관으로 성장

남 원장은 기술원의 경쟁력으로 ‘전문성’을 꼽는다. 최고의 환경전문기관으로 성장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남 원장은 자신의 재임기간중 기술원의 내적 성장을 이끌어 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그간 하드웨어적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조직내부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증가하는 조직규모에 상응하는 관리 내실화를 실현하고, 인적자원 전문성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술원은 그간 수행해온 업무들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다양한 외부 고객들로부터 신뢰가 두텁다. ‘일 잘하는 기관,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해외센터 등 환경산업 부문에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튼튼하고,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또다른 중요한 경쟁력은 바로 기술원 직원들이다. 기술원 직원들은 비교적 젊은 편이며, 업무에 열정적이다. 본인이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자부심도 높다.

우리나라 환경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친환경 소비생산을 선도해 간다는 자부심 역시 큰 재산이다.

남 원장은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통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전문성 강화 교육확대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자신의 담당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통과 공감으로 세계적 환경 기관으로 거듭 나겠다”

남 원장의 경영철학은 ‘소통과 공감’이다. 조직을 이끄는데 가장 이상적인 경영철학 중 하나다. 그러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리더들이 이 방식을 선호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남 원장은 공직시절 때부터 소통과 공감을 몸소 실천한 인물로 유명하다. 환경부 대변인실을 거쳐 환경분쟁조정위원장까지 소통과 공감을 필요로 하는 요직에서 활약했다. 이렇다보니 기술원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卽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라며 “우리 몸 뿐만 아니라 마음, 사회, 그리고 조직에서도 이 원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과 그에 따른 공감이 조직을 건강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원내‧외부 고객과 가능한 한 많은 소통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소통통로를 만들어 외부 고객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먼저 다가가고 성심껏 듣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직원을 대상으로 소공포럼(소통과 공감 포럼)을 진행하는데, 포럼 주제에 대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기관의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발전했다.

남 원장은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기술원을 환경 분야의 세계 최고 기관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국내 무대에만 머물지 말고, 세계 무대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원이 세계 최고 수준을 지향하고, 누구나 공정한 환경에서 업무에 매진하고, 또 스스로 자만하지 않는다면 세계적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친환경 소비생산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정책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광희 한국산업기술원장은
=▲1960년 ▲경북 출생 ▲경북고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국 위스콘신대학 공공행정학 석상 ▲행시 34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환경부 대변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