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정권 눈높이 맞추기 분주…통신료 인하 ‘미끼 던지기’
2017-06-07 08:55
아주경제 김위수 기자 = 출범 한 달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통신정책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동통신3사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8대 통신공약 중 사업자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스스로 챙겨 정권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전략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단말기 가격 분리공시제 실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조사가 유통점에 주는 판매장려금도 분리해 공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LG전자의 주장은 문 대통령의 공약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말기가격 분리공시는 문 대통령의 8대 통신공약 중 기본료 폐지와 함께 핵심으로 꼽힌다. 단말기지원금 중 제조사에서 지급하는 판매장려금과 이통사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따로 표시해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KT는 한·중·일 통신3사간 무료 와이파이 로밍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중·일 3국간 무료 와이파이 이용 역시 문 대통령의 통신공약이다.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일본 NTT도코모와 협력해 해당 통신사를 이용하는 방문객이 KT의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국내 KT가입자 역시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면 이들의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KT관계자는 “연내 시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에 보조를 맞추려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24일 ‘월드 IT쇼’를 찾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통신비 인하 정책과 관련해 솔루션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신정책은 아니지만,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홈센터 비정규직 5200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혀 일자리 정책에서 문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을 취하기도 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국장은 문 대통령의 통신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통3사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이통사들이 외양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핵심공약인 기본료 폐지를 무마시키기 위한 겉포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