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TF 시장서 삼성운용에 너무 벅찬 미래에셋운용

2017-06-06 06:00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홍콩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3월 중순 나란히 홍콩거래소에 홍콩 H지수(HSCEI)와 항셍지수(HSI)를 기초지수로 하는 ETF를 각각 4종씩 상장했다.

상장 시기는 비슷했지만, 두 회사 점유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홍콩 증시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점유율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5.0%로 4위다. 1위는 중국남방자산운용(48.70%)이, 3위와 5위는 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와 이펀드(1.0%)가 각각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모두 현지 자산운용사다. 현재 홍콩 증시에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는 모두 5곳이다.

운용보수는 대동소이하다. 중국남방자산운용과 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가 0.99%로 가장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0.65%, 이펀드는 0.8%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장 한 달 만에 23.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현지에 일찌감치 진출해 기반을 닦아둔 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코스피200 ETF를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항셍 고배당 ETF와 글로벌 컨슈머 ETF를 비롯해 모두 16개 ETF를 홍콩에서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뿐 아니라 홍콩과 캐나다, 호주, 미국, 콜롬비아 6개국에서 ETF를 내놓았다. 총 운용 규모는 4월 말 기준 225개, 15조6403억원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6년 동안 홍콩 증시에서 ETF를 상장·운용하면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로서는 크게 선전했다고 판단한다"며 "현지 금융기관과 ETF 관련 마켓메이커(증권사)에게 미래에셋 브랜드가 각인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아직 크게 밀린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점유율을 최근 한 달 동안 1%포인트가량 올렸지만 상위 3개사와는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15년 2월 홍콩 증시에 지수선물을 이용한 파생형 ETF 2종을 상장시켰다. 2016년 4월과 6월에는 실물자산 기반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ETF와 코스피200, 일본 토픽스를 기초지수로 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홍콩 시장에서 11개 ETF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4월 말 기준 약 1500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상장 초기 단계라 저변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현지 투자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