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상품 대세는 주식형 펀드

2017-05-28 13:08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하반기 재테크 시장을 주도할 대세 금융상품은 단연 주식형 펀드다. 코스피가 치솟으면서 주식형 펀드 환매가 잇따르기도 했지만,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랠리를 즐겨야 할 때라는 거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24일까지 순유출 4조319억원을 기록했다. 설정 규모는 51조1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코스피가 연일 역사적인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늘어난 거다.

하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24일 133억원이 순유입됐다. 돈이 들어온 것은 13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가 더 뛸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증권사도 이런 기대감에 힘을 보탠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연내 코스피 예상지수 상단을 2600선으로 높였다. 외국계인 노무라증권은 3000선 이상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동안 이어진 자금 유출 규모를 고려하면 차익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주식형 펀드 자금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때가 됐다는 거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전 대표는 "2004년 이래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4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라며 "거래량이나 환매 규모를 볼 때 지금이 바닥이고 주식형 펀드에 들어가야 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환매 지수대도 이전보다 확실히 높아졌다. 지수 상승 초기였던 1분기에는 코스피 2050~2100선에서 환매가 크게 늘어났다. 반면 2분기에는 2250선 이상에서 환매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펀드 투자자가 잡고 있는 예상지수 고점이 올해 들어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팀장은 "환매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 판매액을 보면 주간 단위로 1500억~2000억원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스피가 높은 지수대에 있지만 현 지수를 고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주요 금융사 프라이빗뱅킹(PB) 룸에서도 고점이니 무조건 환매하겠다는 투자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남상직 팀장은 "반대로 계속 오를지 묻는 투자자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강세장을 이끌고 있는 종목은 현재 대형주다. 당연히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은행·증권업종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도체·IT 업종은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도 꼽힌다. 업황으로 볼 때도 반도체는 슈퍼 사이클에 들어섰다.

구체적인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200 IT 레버리지 증권 ETF'와 하나UBS자산운용 '하나UBS IT 코리아1'이 대표적이다. 두 펀드는 올해 들어 1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맞춰 은행과 증권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배당 투자 관점에서도 유리하다. 증권주 주가는 증시와 나란히 움직인다. 강세장 덕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 은행·증권 ETF'와 삼성자산운용 '삼성 코덱스 은행·증권 ETF'가 있다.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보다 훨씬 공격적인 액티브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익률이 아직 비슷하지만 역전이 시작됐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24일까지 평균 11.27% 수익을 냈다. 인덱스 주식형 펀드 수익률인 11.12%를 앞섰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수익률(15.86%)에 비하면 아직 낮지만 격차가 크게 줄었다.

대표적인 액티브 펀드로는 신영자산운용 '신영 마라톤 펀드'와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 코리아 펀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