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 축성한 묵주 선물

2017-05-30 14:52
문재인 대통령, 김희중 대주교 교황청 특사단 간담회 "교황특사 성공적"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교황청 특사로 다녀온 김희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으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물한 묵주를 전달받은 뒤 자세히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 특사로 다녀온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일행을 접견하고, 특사단 활동에 대해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김 대주교와 성염 전 주교황청 대사 등 교황청 특사단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바티칸에 대통령 취임 특사를 보낸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교황 성하께서 두 번이나 만나주시고 아주 성공적으로 잘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김 대주교는 "교황 성하께서 한국 교회에 대해 아주 관심과 애정이 많으시고 문 대통령께서 시작하신 새 정부가 잘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교황께서 기도를 많이 해주시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축성(祝聖)한 묵주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제가 여러 차례 교황님을 뵙고 역대 대통령님의 안부도 전해드렸는데 이렇게 별도로 챙겨 주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묵주까지 축성해서 선물로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두 개를 주신 것은 저희 부부에게 주신 것 같다"며 교황께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모두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두 사람의 세례명은 각각 티모테오, 골롬바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주 주일에 부부가 함께 다니던 홍제동 성당을 조용히 찾아 교중미사(오전 11시)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교황청 대사는 "교황청 국무원장께서는 대통령님의 취임식이 언제인지 물으시고 취임식을 하면 특사를 보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성 전 대사에게도 "옛날에 바티칸 대사로 계셨는데 오랜만에 가신 거겠죠"라고 친근감을 보였다.

앞서 김 대주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교황청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교황 알현 일반 미사가 끝난 뒤 성 전 바티칸 대사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을 5분가량 알현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주교는 친서를 전달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대통령이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시고, 경색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고, 교황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무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남북간의 대화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교황청 방문을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교황에게 전하자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교황에게 보낸 친서엔 교황이 지난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하는 등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과 약자들을 위로하고 성원한 것에 감사를 나타내며,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새 정부의 앞으로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기도와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