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인 버스탑승 때 안전조치 소홀하면 차별"
2017-05-29 06:17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체장애인이 저상 버스에 탔을 때 버스 기사가 고정장치·안전벨트 등 안전장치를 소홀히 하면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장애인 탑승 때 아무 조치를 안 한 것은 부당하다는 정모 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해당 버스회사 대표에게 직원 인권교육 실시를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경북 경산시장에게는 관내 교통 사업자들에 '저상 버스 운전자 운행 매뉴얼'을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하라고 권고했다.
정 씨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장애인 김모 씨가 지난해 4월 경산시 영남대 앞 버스정류장에서 저상 버스에 탔는데도 버스 기사가 휠체어를 고정하고 안전벨트를 착용시키는 등 조치를 하지 않자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장애인 등 교통 약자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을 규정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저상 버스 운전자가 장애인에게 휠체어리프트와 경사판 등 승강 설비를 제공하고 승차 후 휠체어 고정 고리와 안전장치를 조치한 후 출발하도록 규정한 경산시의 '시내(저상)버스 운전자 운행 매뉴얼'을 인용해 이러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버스 기사는 "저상 버스 운전자로서 혹여 장애인 승객에게 불편을 주거나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면 각성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세밀히 살피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김선영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은 "비장애인인 승객도 장애인 승객을 배려해주기를 바라지만, 특히 교육을 받은 운전기사는 장애인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해줘야 한다"며 "때로 '장애인이 있는지 보지 못했다'·'전동리프트가 고장 났다' 등 이유로 그냥 지나치는 일도 많은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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