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30’ 주역들의 화려한 복귀신고…실무자는 정관계 활동으로 영역 넓혀

2017-05-28 14:37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정권이 바뀌고 사실상 폐기된 참여정부의 장기 국가발전계획 ‘비전 2030’이 재조명되면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인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무를 담당한 일부는 정·관계로 진출했고, 작성을 주도했던 인물들은 경제부문 요직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중장기 전략보고서인 '비전 2030'은 대규모 민·관 합동 작업단이 꾸려져 2005년 7월부터 1년간에 걸쳐 만들어졌다. 당시 기획예산처가 선장 역할을 맡았다.

기획예산처 장관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장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승진한 변 전 실장은 이번 정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단, ‘변양균 라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확실한 복귀신고를 했다.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내정자인 김동연 후보자는 전략기획관으로 참여,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

홍남기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정책실 보좌관, 이정도 기획예산처 장관 비서관‧청와대 정책실 행정관은 새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됐다.

'비전 2030'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6명의 실무자들은 지난 9년간 정·관계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과장급을 보면, 당시 김철주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장은 현재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이 됐다. 이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선관이 됐다.

이후 ADBI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근혜 정부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력 때문인지 새 정부에서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김원종 보건복지부 전략조정팀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후 보건산업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실 공동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을 지내고 공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정치권에 몸을 담았다. 사실상 안철수 캠프의 보건의료 공약을 수립했다.

조규홍 기획예산처 전략기획팀장은 현재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이 됐다. 이명박 정부 때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청와대에 파견되기도 했다. 2014년부터 기재부로 복귀해 근무 중이다.

과장급 담당자와 호흡을 맞췄던 관료 3명 중 한 명은 공직을 떠났다.

당시 김동익 재경부 종합정책과 사무관은 2010년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후 청와대에 파견됐다. 김철주 부소장과도 같이 일하기도 했다. 여전히 기재부에서 근무 중인 당시 김명주 기획예산처 서기관은 올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김영선 복지부 전략조정팀 사무관은 2015년 급여기준과장을 끝으로 관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