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진단] [르포]강남·강북 동시다발 가격 상승…'둔촌주공' 상승 견인 (아주동영상)

2017-05-28 10:39
2일 관리처분계획 인가 받은 강동구 ‘둔촌주공’, 한 달 새 1억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피하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올 초부터 이후 호가 1억원↑
마포구 아현동, 영등포구 신길동 등 뉴타운 중심으로 상승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지난 2일 관리처분계획 인가 승인을 받은 뒤 평균 매매가격이 1억원가량 올랐다. [사진=오진주 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서 감당이 안 됩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난 뒤 1억원 가까이 올랐습니다."(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종합상가 내 A공인중개업소 대표)

총 5930가구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관리처분계획 인가 승인을 받은 뒤 평균 매매가격이 1억원가량 오르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 둔촌주공, 2일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1억원↑

28일 찾은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내 종합상가 1층을 가득 메운 공인중개업소에는 매물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기 전 매매가격이 8억500만원이었던 전용면적 52㎡가 8억7000만~8억8000만원에 거래된다“며 ”현재 가장 싼 매물이 8억9500만원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은 재건축 뒤 총 1만1106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가 위치한 강동구의 이달 셋째 주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1.28%로 25개 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도 둔촌주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 서울 아파트 개별 단지 가운데 둔촌주공 4단지가 84건 거래되면서 이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둔촌주공 내에서 △3단지 48건 △1단지 39건 △2단지 30건 등 1단지부터 4단지까지 총 201건이 계약됐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고, 지난달 거래가 많이 됐기 때문에 매물이 없다”며 “손님들이 물건을 찾아도 매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매물이 없어서 인근에 송파구 진주아파트와 미성아파트 매물을 추천하려고 했지만, 그곳도 지난 16일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후 2000만~3000만원 가까이 올라 대기자들이 많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피하는 ‘개포주공 1단지’ 호가 1억원↑

강남구에선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1억원 이상 오르는 등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이 단지는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1단지는 오는 7월 관리처분총회를 연다. 

1단지 인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2월부터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며 “호가가 1억원가량 올라 현재 전용면적 42㎡이 11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4단지와 시영아파트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평균 매매가격이 5000만원 정도 상승해 4단지 전용면적 42㎡는 9억6000만원, 시영아파트는 9억원 정도에 매매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 가장 큰 상승 요인”이라며 “관리처분 총회 등 앞으로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 아파트 전경.[사진=삼성물산 제공]


◆ 뉴타운 중심으로 상승세 이어가는 마포·신길

강북에서는 뉴타운에 들어서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현·북아현뉴타운 외에도 대흥2주택재개발, 염리3주택재개발, 신수1주택재건축 지역 등에 브랜드 단지가 형성되고 있는 마포구는 연초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북아현뉴타운 1-3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신촌‘은 지난해 말 입주 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84㎡의 매매가격이 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강서권에서는 신길뉴타운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은 총 172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 일대의 매매가격을 이끌고 있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84㎡는 7억원 중반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며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사대문 안에서 처음으로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긴 돈의문뉴타운을 재개발한 경희궁자이도 현재 10억원대에서 거래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을 재개발한 '경희궁 자이' 아파트 전경.[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 수익형 부동산에도 뭉칫돈 몰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겨울 비수기가 끝난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가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270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증가했다. 특히 서울은 3.3㎡ 분양가격이 3913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수도권은 2906만원, 지방은 216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공급한 단지 내 상가에는 약 29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LH 단지 내 상가 입찰 결과 전국에서 85호가 주인을 찾았다.

낙찰된 85호의 낙찰가 총액은 약 291억8936만원으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동탄 A69블록의 한 상가는 예정가 2억8300만원보다 6억원 가까이 높은 7억9281만원에 낙찰돼 약 280%라는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경기 판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 내 상가 전경.[사진=상가정보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