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단 "文대통령도 이산가족"…남북 인도적 교류 타진

2017-05-25 22:40

대북제재 국에서 자금 유입되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는 부담
사드 배치 국회 논의 필요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서혜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특사단이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북 제재와 별개로 이산가족 상봉이나 의약품 전달 등 인도적 차원의 접근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산가족 출신임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특사단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국면에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처럼 북한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남북협력사업은 아닌 것 같다. 대신 이산가족 상봉이나 의약품 전달 같은 것은 인도적이고 자본도 유입되는 게 아니니까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거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한 문 대통령 가족의 개인사를 언급하며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개인사를 언급하며 이산가족 부분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애틋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미국 측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특사단 관계자는 "미사일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도 모를 정도로 졸속으로 결정됐는데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당연히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미국 측도 그런 상황들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사단은 또 새 정부가 소위 '좌파 정권'로 불리는 데 대해 미국이 우려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선 진보와 보수 간 안보 솔루션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소위 '좌파 정권'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단장으로 한 미국 특사단은 17∼20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관과 한미 동맹에 대한 의지 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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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