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킹메이커” 봇물 터지는 촛불단체 지분 요구
2017-05-25 13:09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을 선거 과정에서 지지했던 시민단체 등이 새 정부에 다양한 요구를 내놓고 압박하면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개혁에 나서고 있는 새 정부에 난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화 요구가 새 정부에는 어려운 문제다.
교육부는 법이 바뀌기 전에는 올해 전교조 전임자 16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5일 청문회에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전교조 합법화 문제에 대해 “대법원의 판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그 법원 판단의 틀 안에서 혹시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마련돼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합법화 문제가 법치와 대통령 당선 지원 단체의 요구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2013년 전교조가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어 ‘노조 아님’ 통보를 한 데 대해 법원은 1, 2심 판결에서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렸고 헌법재판소도 합헌 결정을 했다.
전교조는 27일 결성 28주년을 기념하는 전국교사대회를 대학로에서 열어 합법화를 재차 촉구할 예정으로,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교조는 대학로 집회 이후 민주노총 등 이른바 '촛불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지금당장 촛불행동'이란 명칭의 집회를 연다.
전교조 이외에도 다양한 시민단체의 요구들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인근에서는 여러 시민단체가 농성을 하며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은 2차 특조위 설치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국가 차원의 실종자 수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단체의 요구 중에는 사드 배치 철회 등 외교 안보 사안이나 재벌·검찰 개혁 등 장기적 국가 운영과 관련된 주제도 들어 있다.
참여연대는 공개적으로 인사에 관한 요구 사항도 내놓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 특정 인사를 요구하며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 새 정부가 들어서자 공로를 내세우며 대가성 요구를 하는 것이 새 정부의 개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반박하면서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전교조의 '우리가 기여한 만큼 돌려받아야 한다'는 요구는 해석이 잘못된 부분이 크다"면서 "법외노조 철회 문제 등은 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된 일이고,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자행된 법외노조 처분은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사항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제법상으로도 해당 기준에 위반된다고 보고 있다"며 " 새 정부에서의 '촛불 개혁' 과제 중 하나이며 노동인권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