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극성-2형 발사 장소는 명승지 연풍호 주변"
2017-05-24 05:00
군 당국 발표한 평남 북창 일대와 인접한 지역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이 지난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기습 발사한 장소는 북한의 명승지로 유명한 평안남도 연풍호 일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24일 민간 국토지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1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극성-2형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는 평안남도 안주시와 개천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인 연풍호의 일부 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1956년 완공된 인공호수 연풍호는 면적 14.9㎢에 둘레 89.3km, 길이 16km, 너비 0.9km로 호안선의 굴곡이 심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 주변이 천왕산(241m)과 송암산(365m), 남해산(344m), 여정산(310m)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북한으로서는 한·미 정보 자산의 감시와 추적을 따돌리기에 적합한 '천혜의 요새'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3년 8월 연풍호에 과학자와 기술자를 위한 휴양소를 지으라고 지시해 이듬해 종합봉사소와 휴양각, 휴식터, 산책로, 다용도 야외운동장 등이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가로수 사이를 지나 임시로 다져놓은 평지에서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하는 장면을 지난 22일 공개한 바 있다.
사진을 살펴보면 미사일 발사 장면 배경으로 연풍호 수면과 호안, 뒷산 등이 눈에 띄었다.
익명한 요구한 민간 전문가는 "사진에 나타난 발사장 주변의 산세와 가로수, 호안, 접근도로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할 때 연풍호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 전체 지역을 살펴볼 때 발사장 일대 사진과 비슷한 지형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1일 "북한이 오늘 오후 4시 59분께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정동에서 약간 북쪽으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행정구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 전략군이 평남 북창군과 인접한 연풍호 주변에서 '북극성-2'형을 기습적으로 쏘아 올려 한미 당국의 대응태세를 점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북한의 행정구역상 평안남도에 속하는 북창군은 대동강 상류에 해당하지만, 북극성-2형 발사 장면에 나타나는 인공호수는 북창군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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