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우디, 인프라 투자 펀드·방위계약 체결...관계 개선 신호탄되나
2017-05-21 14:28
44조원 규모 인프라 펀드 조성..."미국 인프라 개발에 우선 투자"
무기 거래 등 대규모 방위 산업 계약도 체결
무기 거래 등 대규모 방위 산업 계약도 체결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경제·안보 협력에 합의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러시아 내통설 등으로 정치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00억 달러 인프라 펀드 조성·대규모 무기계약 성사
미 의회전문지 더 힐, CNN 등 외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와 미국 내 최대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은 400억 달러(약 44조92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PIF와 블랙스톤은 지난 1년여간 인프라 펀드 조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대규모 무기 계약 거래도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20일 사우디 정부와 1100억 달러(약 123조5300억원) 규모의 무기 거래 계약을 맺기로 했다. 백악관은 "무기 계약을 통해 미국 방위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사우디에 대한 방위 지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관계 긍정 신호탄"··· 트럼프 정치 생명 연장 여부에도 관심
일단 러시아 내통설 등 여러 의혹으로 인해 정치 생명이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 성과를 계기로 전환점을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공약으로 1조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강조해왔다.
특히 방위 계약을 통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란의 군사력을 우방인 사우디가 견제하도록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탈원유'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사우디로서도 미군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이스라엘, 이탈리아, 벨기에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첫 해외 순방인 데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