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국내 최초 고가 공원, ‘서울로 7017’ 개장...도심재생 상징될까
2017-05-21 13:06
서울역 고가 공원화한 ‘서울로 7017’ 20일 시민들에 선봬
박원순 서울시장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뛰어넘는 녹지 공간으로 재생시킬 것”
박원순 서울시장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뛰어넘는 녹지 공간으로 재생시킬 것”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야외에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곳이 있네요.” ('서울로 7017' 방문객 A씨)
20일 국내 최초 고가 공원인 ‘서올로 7017’이 베일을 벗고 개장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문을 연 이곳에는 자녀를 데려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걸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약 8만8600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만리동부터 회현역까지 공중길을 따라 늘어선 나무 옆에 서면 서울역이 내려다보인다. 서울로 7017은 서울역 고가가 만들어진 1970년도와 보행길로 탈바꿈한 2017년, 고가와 이어지는 17개의 길을 뜻한다.
서울로 7107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심재생 프로젝트 핵심 사업이다. 계획이 구체화된 건 2014년 9월 박 시장이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Highline Park)’를 방문한 뒤다.
1934년 개통한 뒤 1980년 폐쇄된 고가 철로를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하이라인 파크는 세계 최초의 고가 공원으로 지상 9m 높이에 2.5㎞ 길이의 공원이다. 2009년 1구간(갠스부르트가~20번가) 완공 후 34번가까지 이르는 마지막 구간의 공사가 끝났다.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녹지는 서울로 7017보다 하이라인 파크가 더 풍부하다는 평가다. 일부 구간 바닥에도 풀을 심은 하이라인 파크와 달리 서울로 7017은 지름
1.7~4.8m의 원형 화분 총 645개에 나무를 식재했다. 5살 아들과 함께 서울로 7017을 찾은 한 시민은 “‘공원’이라고 해서 나무와 풀이 무성한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면 철거가 아닌 기존 도시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박 시장 도심재생의 철학이다. 박 시장은 2014년 9월 서울로 7017 계획 발표 당시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며 “철거하기보다 원형을 보존하면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생을 통해 문화유산이 연결되고 관광명소화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서울에서는 서울로 7017을 비롯한 대규모 도심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광화문 일대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광장민주주의의 상징을 살려 시민 중심의 열린 보행광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을 운영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박 시장의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문재인 정부를 맞아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달 10일 광화문을 찾아 박 시장과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시와 중앙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서울시 도심재생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도시계획 관련 첫 공약으로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도심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창신·숭인을 비롯해 성수동·해방촌·가리봉동 등 28곳에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