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 “재벌개혁 의지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다”

2017-05-18 11:4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4대 그룹에 대한 개혁은 상징적 의미라며 “중하위 그룹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일단 4대 그룹에 엄격한 판단과 기준으로 엄중한 법 집행을 하게 되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변화된 환경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내정자는 대기업의 횡포, 불공정 하도급, 갑질 등이 사라진 공정한 시장질서가 재확립되면 대기업도 발전하고,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18일 서울 공정거래조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내정자는 “분명히 말하지만,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는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다”며 “2008년 이후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 상황도 변했는데, 변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개혁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재벌개혁 시행 틀은 일률적으로 규제대상과 기준을 만들어 적용했는데, 이는 상위그룹에는 규제 실효성이 떨어졌고, 하위그룹에는 과잉규제로 다가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4대 그룹에만 적용되는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현행법을 집행할 때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상위그룹에 대한 엄격한 법의 잣대를 대는 것은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줄 수 있고, 중하위 그룹에는 규제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우선순위로 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투자가 줄어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횡포에 의해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의 경쟁력이 향상되지 못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요인이 있다면, 이를 제거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경제환경을 만드는 게 재벌개혁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조사국과 유사한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겠다고도 했다. 김 내정자는 “현재 기업집단과를 확대하되 조사국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기업집단국이라고 할 것”이라며 “경제분석 능력을 높이고 조사기능까지 포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