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차량 제한하면 미세먼지 효과 있을까…3천명 머리 맞댄다
2017-05-18 06:47
서울시, '전대미문' 3천명 참여 광장 토론회에 마스크 수천개 마련
'한양도성 내 차량제한' TF서도 논의…새 정부에 정책 협력 '훈풍'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도심에 노후 경유차는 물론, 승용차 진입까지 제한한다면 미세먼지 문제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서울시가 한양도성 내부 16.7㎢에 지정한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의 차량 진입 제한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미세먼지 토론회에서 모일 전망이다.
시는 "교통부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새로이 추진해야 할 일은 무엇이냐"고 물은 뒤, 선택 가능한 응답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 환경등급제를 통한 도심(한양도성) 내 차량 진입 제한'을 들었다.
토론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녹색교통 발전과 진흥을 위해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을 따라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지역이다.
시는 최근 이와 관련해 '녹색교통진흥지역 자동차통행관리시스템 기본설계용역'을 내고 승용차·노후 경유차·관광버스 통행을 관리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후 경유차나 관광버스 외에도 일반 승용차까지 한양도성 내 진·출입을 관리하고, 필요하면 통행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다른 시 고위 관계자는 "행정1부시장을 단장으로 꾸린 '대기질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이 방안(한양도성 내 차량제한)을 포함해 시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7일 미세먼지 토론회는 한양도성 내 차량제한은 물론,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시의 향후 대책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교통, 산업, 건강 등 테이블 별로 주제를 특정하지 않은 완전 자율 토론회 방식"이라면서도 "미세먼지는 찬반이 없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자연스레 초점이 모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토론회는 3천 명이라는 대 인원이, 그것도 야외 광화문광장에서 머리를 맞댄다는 점 때문에 전대미문의 행사가 될 전망이다.
시는 11일부터 시 홈페이지에서 참가자 신청을 받은 결과 1주일 만에 1천 명을 훌쩍 넘겼다고 밝혔다. 19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전용 페이지가 오픈하면 행사 당일까지는 목표로 한 3천명은 거뜬히 채울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과학기술인총연합회 등 과학기술인 단체, 학교·교사·학부모·교육청 등 교계, 한국에 연수를 온 외국 공무원, 건강 관련 학회, 대학·청년 등 그야말로 사회 각계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도 귀띔했다.
행사가 야외에서 치러지는 만큼, 그날의 날씨도 관건이다. 농도가 높은 미세먼지 속에서 미세먼지 토론회를 여는 웃지 못할 시나리오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참가자 수 만큼의 마스크 3천 개 이상을 준비하려 한다"며 "광장에서 이 같은 대규모 토론회는 처음인 만큼, 많은 기대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하는 등 새 정부가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시와 시각을 같이하는 행보를 보임에 따라 시 일각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기대감도 감지된다.
시는 앞서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충남 등 수도권 외 지역도 대기오염 영향 지역으로 지정해 규제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관심을 두던 사안에서 정권이 바뀐 뒤 중앙정부가 갑자기 앞서나가니 따라가기 벅찬 면도 있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연합뉴스]